"그나마 다행이다".
거인 마운드의 '맏형' 이용훈(36)이 발목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다. 사이판 1차 캠프에 참가 중이었던 이용훈은 25일 러닝 훈련을 하다가 오른쪽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입었다.
구단 측은 이용훈이 정상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기 힘들고 부산에서 치료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이용훈은 28일 구단 지정병원인 부산 세흥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고 발목 인대가 손상된 단순 염좌로 판명됐다.

이용훈은 오는 30일부터 김해 상동구장의 재활군에 합류할 예정. 구단 측은 이용훈의 회복 속도를 지켜본 뒤 일본 가고시마 2차 캠프 합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용훈은 28일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그나마 다행이다. 3월에 다쳤으면 큰 일 날 뻔 했는데 1월에 다쳐 불행 중 다행"이라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그는 "구단 지정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는데 다행히 '인대가 조금 늘어난 정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큰 부상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더 좋은 일이 있기 위한 액땜"이라는 게 이용훈의 말이다. 그는 "이왕 이렇게 됐는데 편안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시즌 개막 직전에 다쳤다면 마음이 조급해졌을텐데 오히려 내게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내 몸상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여기고 있다"고 긍정의 힘을 믿었다.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은 건 다행스러운 일. 그렇지만 투수 최고참으로서 함께 하지 못하는 게 그저 미안할 뿐. "투수 최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야 하는데 중도 귀국하게 돼 마음이 무겁다. 함께 땀흘리며 올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데 그게 제일 미안하다".
이용훈은 팀내 투수 가운데 서열 2위인 정대현(35)의 조용한 카리스마에 기대를 걸었다. "그래도 대현이가 잘 해낼 것이다. 잘 알다시피 대현이가 잘 하잖아. 훈련 자세가 성실하고 말수는 적지만 마음이 따뜻해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
이용훈은 1977년생 뱀띠다. 그만큼 올 시즌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이용훈이 조기 귀국의 아픔을 딛고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선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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