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김주찬? 김문호의 생즉사 사즉생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1.29 06: 45

"정말 마지막이라는 각오다. 나도 이제 적은 나이가 아닌 걸 안다".
롯데 자이언츠 김문호(26). 벌써 몇 년째 유망주 소리를 듣고 있는 외야수 자원이다. 덕수고 시절에는 천재타자 이야기도 들었고, 때문에 롯데 입단 당시에는 큰 기대를 모으기까지 했다. 정확성과 힘, 거기에 빠른 발까지 겸비한 타자로 롯데 외야의 미래로 평가받던 선수가 바로 김문호다. 하지만 그는 아직 프로 무대에서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김문호의 성적은 56경기 타율 2할3리(79타수 16안타) 2타점 10득점.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해 경험을 쌓았다. 또한 작년 막판 김문호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타격 감각을 보여주며 (10월 월간타율 4할2푼9리)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팀에서 김문호에 거는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좌익수, 1번타자 후보"라고 김문호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는다. 김문호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진짜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야구를 해 보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스스로가 생각했을 때 이제까지의 문제점은 절박함이 부족했다는 것. 그는 "야구를 열심히 안 했던건 결코 아니다. 당시 상황에서는 최선을 다 해서 야구를 했다"면서도 "이제와서 돌이켜 보니 나한테는 절박함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한다.
그걸 확실하게 깨닫게 된 것은 지난해 시즌 막판이다. 당시 롯데는 포스트시즌 외야 엔트리 한 자리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었는데 김문호는 절박함으로 그 자리를 따냈다. "정말 포스트시즌에 나가고 싶었다. 그래서 매 순간 집중을 했는데 좋은 성적이 나왔다"고 말한 김문호는 "올해도 그때의 집중력, 절박함을 되새길 것"이라 다짐했다.
사실상 올해가 김문호에게는 주전 자리를 꿰찰 가장 좋은 기회이자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주전 좌익수 김주찬이 KIA로 옮기면서 빈 자리가 생겼고, 현재까지는 무주공산이다. 좌익수 자리를 두고 김문호는 김대우와 조홍석과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물론 김문호 역시 이번이 가장 좋은 기회라는 걸 안다. "올해 주찬이 형이 나가면서 내게도 기회가 왔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는 어린 나이도 아니다. 정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김문호의 각오다.
최근 김문호는 코치나 선배 들로부터 "열심히만 하는 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냥 야구를 잘해야만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한다. 냉정한 프로무대는 열심히만 한다고 알아주는 건 아니다. 연습에서 잘 하는 것도 소용이 없다. 실전에서 보여주는 것만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는 방법이다. 만년 유망주에 머물러 있는 김문호의 가슴에 가장 와 닿는 말이다.
"올해는 죽을 각오로 캠프에 왔다. 야구만 생각하겠다"는 다짐을 한 김문호. 올해는 껍질을 깨고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게 그의 목표다. '생즉사 사즉생'이라는 말이 올해 김문호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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