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키즈' 한화 송창현, 베일 벗기 시작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1.29 10: 40

프로 데뷔도 하기 전에 대형선수와 1대1 맞트레이드로 유명세를 탄 한화 신인 좌완 투수 송창현(23)이 조금씩 베일을 벗고 있다. 지난해 11월27일 최연소 2000안타의 주인공 장성호와 1대1 맞트레이드돼 데뷔 전부터 롯데에서 한화로 팀을 옮기며 화제를 모은 송창현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잠재력을 증명해보이기 시작했다. 
야인 시절 제주도에서 국제대 투수 송창현을 주목한 김응룡 감독은 애제자였던 장성호를 과감하게 트레이드 카드로 쓰며 그를 데려왔다. 2013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27순위로 롯데에 지명된 송창현은 그러나 상대적으로 약한 전력의 국제대 출신이라 이름을 알릴 기회가 많지 않았다. 아직 그는 미지의 존재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 조금씩 가능성을 실현시키기 시작하고 있다. 김응룡 감독은 "신인 중에서 괜찮은 투수들이 많이 보인다. 1군에서 기용할 만한 신인급 투수가 5~6명"이라며 그 중 하나로 송창현을 꼽았다. 김 감독은 수시로 불펜피칭장을 찾아 바로 뒤에서 송창현의 피칭을 지켜볼 정도로 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 감독과 송창현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김 감독은 "별다른 말 안 한다. 너무 열심히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전부다. 너무 열심히 하면 다칠 수도 있다"며 "지금 당장은 평가를 내리기가 어렵다. 조금 더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를 바라보는 김 감독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에서 1군 가능성이 높다. 
'백전노장' 신용균 투수 인스트럭터는 송창현에 대해 "왼손 투수로서 구위가 좋고, 볼이 묵직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컨트롤이 관건인데 체중 이동이 너무 빠르다는 게 문제다. 자신의 투구폼을 일정하게 유지한다면 컨트롤도 향상될 수 있다. 같은 왼손 투수 출신의 간베 토시오 인스트럭터가 가르치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처음 장성호와 트레이드했을 때 우리팀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았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투수가 부족한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며 "송창현을 직접 지켜보니까 여러모로 가능성이 보인다. 앞으로 장래성을 기대해 볼 만하다. 지금 당장 아주 뛰어나지 않아도 팀에 도움될 수 있는 수준은 된다. 훈련도 성실하게 열심히 하고 마인드도 괜찮다"고 기대했다. 
송창현은 "장성호 선배님 같은 분과 트레이드 된 만큼 주위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솔직히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다. 부담은 분명 있지만 즐기는 마음으로 극복하려 한다"며 "이곳에 와서 컨트롤을 보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어떤 역할이든 가리지 않고 1군에서 보탬이 되고 싶다. 롤 모델은 류현진 선배"라고 말했다. 
송창현은 한화에서 등번호 91번을 달고 있다. 그는 "류현진 선배님의 99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살벌하게 욕먹었다. 절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팬들께서 너무 나쁘게 봐주시지 않았으면 좋겠다. 구단에서 91번을 주신 만큼 이 번호를 달고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류현진의 99번도 구단에서 '그냥' 준 번호였고 이제는 레전드급 번호로 격상됐다. 송창현도 구단에서 임의로 내다준 90번대 번호를 달고 출발선상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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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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