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는 물론 전미 스포츠 역사를 새롭게 쓸 계약이 성사됐다. LA 다저스가 타임워너 케이블과 25년간 80억 달러(8조7200억 원)의 TV중계권료 계약에 합의했다.
CBS스포츠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다저스와 타임워너가 29일(한국시간) 중계권 계약을 마무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FOX와 올해까지 계약이 되어 있는 다저스는 내년부터 25년간 80억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타임워너와 손을 잡았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금액인 25년간 70억 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금액이다. 상세적인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단순하게 평균 금액으로만 따져도 연간 3억2000만 달러(3500억 원)에 달한다.
다저스와 타임워너는 이번 계약에 따라 2014년부터 ‘스포츠넷 LA’라는 자체 네트워크를 형성해 다저스 관련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다저스가 이 채널의 경영권을 가지는 대신 타임워너는 채널 운영을 하는 방식이다. 이미 지역 내 최고 인기 농구팀인 LA 레이커스의 중계권을 확보하고 있는 타임워너는 명실상부한 LA 지역 최고의 스포츠 방송사로 입지를 굳혔다.

마크 월터 다저스 회장은 “자체 방송국을 설립하는 것이 더 많은 컨텐츠와 다저스의 야구를 원하는 팬들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스탠 카스텐 다저스 사장 역시 “새로운 자체 채널 편성은 다저스와 우리의 열정적인 팬들을 위한 역사적인 발전”이라면서 “이는 다저스가 경기장 안팎에서 최고의 팀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카스텐은 “우리 팬들은 최고가 될 자격이 있다. 새롭게 단장할 다저 스타디움이나 TV에서 모두 최고의 선수, 최고의 야구, 최고의 경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 절차가 완벽하게 끝난 것은 아니다. MLB 사무국의 허가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LA 타임스는 “매출 공유 제도를 놓고 다소간 진통이 있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MLB는 모든 팀들이 균등하게 발전해야 한다는 취지로 매출 공유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상품 판매나 중계권료 등을 두고 수익을 분배한다. 돈 방석에 앉은 다저스를 그냥 보고만 있을 MLB 사무국은 아니다.
다저스는 이를 최대한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체 방송국을 출범시켰다. 이에 대한 MLB 사무국의 공식 논평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수익금을 일정 부분 공유한다고 해도 다저스가 어마어마한 중계권료를 확보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자체 채널은 좋은 성적과 스타 플레이어의 보유 유무가 사활을 쥐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전력 강화에 돈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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