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은 리더 아냐...착각이 화 불러" 英 언론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3.01.29 08: 57

‘박(Park)의 투쟁’.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 이적 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박지성(32)에 대한 홈팬들의 야유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유력지 가디언이 ‘FA컵의 10가지 토킹 포인트’ 중 하나로 이를 꼽으며 비중있게 다뤘다.
가디언은 ‘박(Park)의 투쟁’이라는 소제목 하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시절의 박지성은 전술적으로 유용한 자원이자 부지런한 프로페셔널이었다”이라고 밝히며 “그러나 QPR은 박지성이 중심이 돼 팀이 바뀌기를 바랐고 이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면서 박지성이 이적 후 이렇게 짧은 시간 팀의 영웅에서 비난의 대상이 된 이유를 설명했다.  

고질적인 무릎부상을 극복하고 필드에 복귀했지만 박지성은 지난 27일(한국시간) 3부리그 MK돈스와의 잉글랜드 FA컵 32강전(2-4, 패)에서 후반 교체되며 홈팬들로부터 야유를 받는 수모를 당했다. 3부리그 팀을 상대로 홈에서 0-4로 끌려가는 졸전을 펼치다 보니 이날 홀로 필드를 빠져나왔던 박지성이 그 모든 분노의 타깃이 됐다.
그것이 박지성 개인을 향한 것이든 QPR 전체를 향한 것이든 지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올드 트래퍼드를 가득 메운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던 것과 비교하면 한국 팬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장면이었다. 정들었던 맨유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며 나름 기대가 컸기에 팬들이 느끼는 아픔과 충격은 더 컸다. 
더욱이 QPR의 해리 레드냅 감독은 박지성을 비롯해 파비우와 에스테판 그라네로 등 지난 여름 소위 빅클럽으로부터 이적해 온 선수들의 부진한 경기력을 꼬집으며 마치 박지성이 QPR 부진의 최대 원흉인 것처럼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MK돈스전 대패를 가리켜 “이들을 여전히 믿는 사람들에 대한 답이 된 경기였고 나는 이미 그것을 알고 있었다”는 오만한 말까지 서슴지 않으며 비난의 칼날을 세웠다.
물론 박지성 역시 QPR의 일원이고 전임 마크 휴즈 감독 시절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기에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가디언은 박지성에 대한 QPR의 역할 부여와 기대치가 잘못됐다는 답을 내놓았다. 즉 앞서 말한대로 박지성은 전술적으로 유용한 활동가였고 부지런한 프로페셔널의 장점을 가졌지 팀 전체를 바꾸는 스타일의 선수는 아니었음에도 QPR의 기대치는 후자에 가까웠고 그러한 역할을 요구했다는 것이었다.
가디언은 “박지성처럼 새롭게 계약한 선수들은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QPR의 성공시대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박지성은 짧은 시간이지만 로프터스 로드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맨유에서 이적해올 당시 기대치가 너무 높았기에 팀의 성적 부진과 함께 이토록 짧은 시간 비난의 타깃이 될 수밖에 없었다”면서 “문제는 박지성을 데려올 때부터 QPR이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지성은 전술적으로 활용가치가 높은 선수이지 팀의 중심에 서서 이끌어가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QPR은 박지성의 모습이 아닌 박지성을 원했고 이로 인해 모든 부분에서 고통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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