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민, 이정호 등 지난해 1군에 못 올라왔던 선수들도 이 기회를 통해 눈도장을 받을 수 있다. 서바이벌 체제이기 때문이다”.
정명원 두산 베어스 투수코치가 아직 만개하지 못한 유망주들에게 보다 강력한 마인드 구축을 바랐다. 1라운드 출신 신예라고 메리트를 주는 것이 아니고 2군 생활만 했다고 전지훈련 참가에만 의의를 두게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정 코치는 현재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에서 투수들의 지도를 맡고 있다. 태평양-현대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으로 2011년까지 지도자 생활을 히어로즈-넥센에서 해오던 정 코치는 지난해 두산으로 옮기며 야구인생의 새 도전장을 던졌다. 그리고 지난 시즌 정 코치는 스플리터 전수는 물론 투수들에게 적극적인 동기부여로 노경은, 이용찬, 홍상삼의 맹활약에 도움을 줬다. 호성적은 물론 선수 본인들이 잘했기 때문이지만 정 코치의 카리스마 지도도 숨어있었다.

그러나 지도자 입장에서 잘 된 선수만을 주시할 수는 없는 일. 오히려 정 코치는 오현택, 유희관, 원용묵 등 상무 제대 투수 3인방과 함께 서동환, 김강률 등 잠재력은 갖췄으나 아직 확실한 주력급으로 올라서지 못한 선수들을 먼저 언급했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을 지켜봤는데도 시즌 후 방출 수순을 밟는 선수들이 나오면 너무 안타까웠다. 스스로도 ‘못 해서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해서 못 하는 것이다’라는 지론을 갖고 있는 만큼 열심히 하는 선수들에게는 나도 확실히 도와주고 싶다. 아직 투수진 윤곽이 나온 시기는 아니지만 상무 제대한 투수들이 많이 좋아졌고 서동환과 김강률도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어 주목할 만 하다”.
그 뿐만 아니다. 정 코치는 1라운드 출신 신예들인 성영훈(2009년 1차 지명), 김명성(2011년 롯데 1라운드), 윤명준(2012년 1라운드)은 물론이고 이번에 처음으로 전지훈련에 참가한 오성민, 이정호 등도 충분히 1군 무대로 올라올 수 있는 재목들이라며 자신감을 불어넣고자 했다. 오성민은 2004년 현대 입단 후 히어로즈-SK를 거쳐 2011년 11월 2차 드래프트 3라운드로 두산 입단했고 이정호는 2011년 7라운드 출신 사이드암이다.
“1라운드 출신 신예 투수들은 그만큼 가능성을 인정받고 프로팀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훈련에 임하는 성실도다. 오성민, 이정호 등 이번에 처음으로 전지훈련에 참가한 투수들도 함께 두루 살펴보고 있다. 나태한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되는 서바이벌 게임장이라고 보면 되겠다”.
예년에 비해 강력해졌다고는 하지만 냉정히 봤을 때 현재 두산 투수진에서 결정된 부분은 선발진 뿐이다. 중간계투-마무리 보직은 ‘만약’이라는 접두어가 붙어있을 뿐 아직 확정된 사안이 없다. 그만큼 1.5군급 배후 투수들의 선수층을 두껍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정 코치가 “서바이벌 게임”이라고 전지훈련 참가 투수들을 독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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