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클럽 배우들. 시간이 약일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3.01.29 10: 42

[김대주작가의 사심 talk] ‘런닝맨’, ‘정글의 법칙’, ‘1박2일’, ‘아빠 어디가’, ‘무한 도전’, ‘남자의 자격’.  요즘 잘 나가는 버라이어티엔 온통 뛰고 달리고 여행가고 도전하면 자격을 찾는 남자들만 판친다. 예능에 리얼의 바람이 불어 닥친 후 유난히 여성들의 버라이어티가 힘을 못 쓰는 것 같다.
최근 종영한 ‘청춘불패’도 인기 아이돌 멤버들이 총출동한 것에 비하면 조금은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떠났다. 이 와중에 오랜만에 여성들이 대거 등장하는 예능이 등장했다. 그것도 여배우들이 한꺼번에. ‘토크클럽 배우들’, 아직은 부족해보일지 몰라도 그녀들은 이제 세 번째 수다를 마쳤을 뿐이다.
인간적인 배우들의 영화같은 이야기

 예능프로그램에서 배우들을 볼 수 있는 건 그 배우의 출연 영화가 개봉을 앞뒀을 때뿐이었다. 배우님 대접을 받으며 남들이 알아주는 인기 예능프로그램들을 한 바퀴 돌아준다. 그리고 비슷한 얘기들을 털어 놓고 멋진 미소 마무리. 그러나 요즘엔 배우들의 예능출연 성향이  조금은 바뀌었다.
 배역에 따른 캐릭터의 몰입을 이유로 한 작품이 끝나면 휴식기를 가져야 하고 신비주의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예능출연으로의 노출을 자제한다고 하는 건 이제 옛날 얘기다. 예능 출연을 통해 얻는 인지도와 친밀함은 제작자 입장에서도 배우 입장에서도 실보다는 득이 많다. 영화나 드라마는 한정된 이미지를 전하는 데 그치지만 예능은 좀 더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인간적인 매력을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크클럽 배우들’은 어쩌면 예능이 가진 이러한 힘을 아는 배우들에겐 가장 안전하게 예능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같은 배우들의 인간적인 이야기
 ‘토크클럽 배우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영화 ‘여배우들’이 떠오른다. 크리스마스화보를 찍기 위해 보인 여배우들의 수다. 그런데 아름답고 도도한 여배우들의 수다는 그녀들의 외모처럼 아름다운 것들이 아니다. 커피숍에 모인 여자들의 그저 그런 ‘뒷담화’ 일뿐.
 처음 여배우들이 모여 ‘토크클럽 배우들’을 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것들을 기대했다. 아름다운 여배우들의 치졸하고 인간적인 ‘뒷담화’. 최근 유행하고 있는 ‘〇〇 옆 대나무 숲’처럼 말이다. 그리고 수많은 대나무숲이 그렇듯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기대했다. 1회성 게스트로 출연해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게 하기 위해 자극적인 이야기를 고백하는 토크가 아니라 시청자들과 여배우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그리고 이것이야 말로 ‘토크클럽 배우들’만이 담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세 번째 배우들의 수다는 초반의 우려와는 다르게 조금은 안정된 느낌이다. 어색하기만 했던 첫 만남은 여배우들의 코스프레로 시작해 본인들의 이야기만 했지만 이번엔 교복을 입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털어 놓았다. 그녀들이 하는 이야기에 힘이 실리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선 우선 시청자들과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 친근해 지기 위해선 많이 부딪히고 시청자와 여배우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를 늘려야 한다. ‘토크클럽 배우들’에게 지금 당장 절실히 필요한 건 웃음을 위한 극약처방도 폭로성 고백도 아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바로 시간이 아닐까?
 [방송작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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