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탈 많은 축구협회장 선거, 24명 대의원 직선제 폐지될까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3.01.29 10: 55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된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정몽규 후보의 최종 승리로 끝이 났다. 이제 그동안 여와 야로 분열됐던 축구계를 수습하고 어떻게 이끌어갈지가 중요함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바로 24명이 대의원이 대한축구협회의 수장을 뽑는 선거방식이다.
근본적으로 24명의 대의원이 축구대통령을 선출하는 방식은 그 동안 끊임없이 논란이 돼왔다. 한 해 10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집행하는 거대 조직이고, 축구협회장직은 엄청난 명예와 권력을 쥐게 되다 보니 축구인이라면 탐을 낼 만한 자리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국빈급 예우를 받는 것처럼 한 국가 내에서 축구협회장 자리 또한 다르지 않다. 
그러나 현 제도에서 대한민국의 축구협회장은 고작 24명의 손에 의해 탄생된다. 16명의 시·도 축구협회장(서울, 경기, 대전, 충북, 충남, 강원, 전북, 전남, 경남, 경북, 부산, 대구, 제주, 울산, 광주, 인천)과 8명의 산하 연맹 회장(초등, 중등, 고등, 대학, 실업, 풋살, 여자, 프로)이 바로 그들이다.

물론 이들 모두가 각 시도축구협회와 산하 연맹을 대표하는 인물들이지만 그 인원인 24명으로 너무 적다 보니 선거 때마다 금권 선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 4일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발표할 당시 “24명의 적은 대의원만으로 축구협회장을 뽑는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다. 잉글랜드만 해도 심판이나 여성, 심지어 서포터스 대표들도 대의원을 한다”며 현행 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했던 윤상현 후보는 선거 후 결과에 승복하면서도 “어떤 대의원은 축구 발전에는 관심 없고 돈에만 관심 있다고 말한다. 이런 대의원 수준으로 어떻게 축구 발전을 할 수 있겠나. 대의원들 표를 어떻게 얻어가는 지 여기 계신 분들도 다 알 것”이라며 대의원 수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문제점을 인지하면서도 이를 바꾸는 게 쉽지 않다. 정몽규 신임 회장은 선거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지방 시도협회장이나 산하 연맹 회장 그리고 축구 관계자들을 만나보니 현행 대의원 제도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고 언급하며 이에 대한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를 바꾸기 총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즉 현행 규정으로는 ‘1표’라는 엄청난 힘을 가진 대의원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권력을 놓아야 한다는 말인데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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