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 "웃기게 보이려 바가지머리? 오해마세요" [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3.01.29 15: 12

정녕 한 인물이 맞나 싶었다. 바가지머리를 한 채 입을 크게 벌리고 해맑게 웃는 배우 류승룡의 모습은 영화 '최종병기 활'의 카리스마 쥬신타도, '내 아내의 모든 것' 속 카사노바 장성기도, '광해:왕이 된 남자'의 근엄한 허균의 모습도 아니었다.
그리고 이처럼 영화 '7번방의 선물'을 통해 또 한 번의 변신을 시도한 류승룡에게 관객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개봉 5일 만에 17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하는 초고속 흥행세를 보인 것.
이는 아마도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류승룡이라는 사람에게 보내는 찬사와 끊임 없는 변신에도 항상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 류승룡이라는 배우게에 보내는 찬사가 어우러진 결과인 듯 싶다.

지난 24일 홍대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난 류승룡도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대해 관객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의 전하며 동시에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주변 반응이 정말 좋다며 기뻐하는 모습은 마치 '7번방의 선물' 속 용구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해맑았다.
"반응이 정말 좋아서 기뻐요. 그리고 이번에는 진짜 반응이 뭔가 심상치 않아요. 마치 유명한 맛집을 꼭 찾아가보라고 추천하는 사람 처럼 주변에서 우리 영화를 꼭 보라고 추천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정말 감사하죠."
카페에서 만난 류승룡에게 제일 먼저 건넨 말은 남성 관객들이 특히 많이 울더라며 신기하다는 말이었다. 실제로 '7번방의 선물'이 상영되는 극장 안에서는 멈출 줄 모르는 남자친구의 눈물을 닦아주기 바쁜 여자친구들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 이에 류승룡은 아마도 아빠로서의 책임감 들을 남성 관객분들이 공감하시기 때문에 그렇지 않겠냐는 생각을 전했다.
"우선 관객분들이 극 중 예승이 역을 맡은 갈소원 양에게 많이들 이입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남성분들은 가장으로서, 아빠로서의 책임감들 때문에 동화돼서 많이 우시는게 아닐까요."
영화 속에서 류승룡을 제외하고 가장 눈에 띄는 배우 중 한명은 단연 갈소원.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똘똘하게 연기를 해나가는 갈소원 양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미소를 절로 자아내게끔 한다. 소원양이 정말 귀엽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자 류승룡은 아빠미소로 답했다. 그리고 때로는 어른스럽고 때로는 아이같은 소원이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소원이는 나이 답지 않게 엄청난 지구력도 있고 어른스러움도 있어요. 때로는 천상 아이같은 모습도 있고요. 때묻지 않은 모습들이 있거든요. 그동안 흔히 봐왔던 학원에서 배출한 아역배우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것 같아요. 소원이랑 촬영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냐고요? 감독님이 그간 아이들이 나오는 영화를 많이 하셨어서 아이를 다루는 노하우를 알고 계시더라고요. 워낙에 아이를 좋아하시고 아이들의 바이오리듬도 아셔서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7번방의 선물' 스틸과 예고편이 공개되면서 용구 캐릭터에 대한 말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용구의 바가지머리가 6살 지능의 사람들을 희화화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던 것. 용구로 분한 류승룡은 이에 대해 절대 오해하지 말아달라며 용구의 바가지머리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줬다. 그리고 바가지머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며 중학교 때까지 여자아이같았다는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도 들려줬다.
"바가지머리가 이번이 처음이냐고요? 중학교 때 바가지머리 한 적 있어요. 중학교 때까지 여자아이 같았거든요(웃음). 용구 연기를 하면서 동심을 찾으려고 했었는데 그러다보니 어릴 때 바가지머리 한 것이 생각나더라고요. 그래서 미용실에서 '나 어릴 때 바가지머리 했었는데'라고 말하니까 다들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바가지머리를 우스꽝스럽게 보이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는데 그런 건 아니에요. 극 중 용구는 점심을 빵으로 때울 정도인데 이발소에서 머리 자르는 형편이 될까요. 제가 생각하기엔 자원봉사자들이 한달에 한번이나 두달에 한번 용구를 찾아와서 잘라주지 않을까 했어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빗질 한 번 하면 이런 바가지머리가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생각을 한거고요. 오해는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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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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