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없으면 걱정이겠지. 그런데 선수가 너무 많으니 걱정할 게 뭐가 있겠는가".
올해 롯데 자이언츠 전지훈련 캠프의 핵심과제 가운데 하나는 구멍 채우기다. 지난해 FA 계약을 통해 보금자리를 옮긴 톱 타자이자 좌익수 김주찬과 4번 타자 홍성흔의 대체자를 전지훈련과 시범경기를 통해 찾아야만 한다.
팀의 핵심 선수가 두 명이나 나갔기에 올 시즌 롯데의 공격력에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하지만 롯데 김시진(55) 감독은 "공격은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두 명이 나갔지만 충분히 대체할 선수가 있다"고 호언장담한다.

이는 박흥식(51) 타격코치 역시 마찬가지다. 29일 사이판 마리아나 구장에서 만난 박 코치는 "롯데에 와 보니 가능성이 있는 선수가 무궁무진하다. 사람들이 두 명의 선수가 나가면서 전력이 약해졌다고 걱정하지만 그 자리를 대신할 선수가 무궁무진한데 무엇이 걱정이겠냐"고 되물었다.
이미 박 코치는 롯데의 차세대 강타자로 김대우를 꼽는데 주저함이 없고, 신인 조홍석에 대해서도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그밖에도 롯데에 있는 기존 선수들이 모두 생각보다 뛰어난 기량을 갖추고 있어서 공격력 약화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박 코치가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건 눈치를 보지 말고 자신있게 하라는 것. "찬스를 놓치더라도 다음 번에 잘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공격에 임해야만 한다. 선수가 타석에서 내려온 뒤 감독이나 코치를 피해서 도망가는게 결코 좋은 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인 박 코치는 "중요한 건 자신감이다. 올 시즌 롯데 선수들이 감독이나 코치 눈치 안 보고 자신있게 공격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장타를 쳐 줄 선수는 줄어 들었지만 박 코치는 올해 롯데 공격의 부활을 확신했다. 지난해 롯데는 팀 타율 2위를 기록했지만 득점은 최하위였다. 박 코치는 "중요한 건 언제 안타를 치느냐다. 작년 넥센이 팀 타율은 꼴찌였지만 득점은 나쁘지 않았다. 선수들의 마음이 편해야지 득점권에서 부담없이 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이미 박 코치는 1번과 4번 후보를 다 생각 해놨다. 박 코치는 "1번 후보는 너무 많아서 고민이다. 그 자리에 알맞은 선수가 한 두명이 아니다. 황재균부터 시작해서 김문호, 조홍석 모두 후보가 될 수 있다. 장성호가 영입돼서 중심에 들어갈 타자가 생겼으니 때에 따라서는 손아섭까지 1번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4번은 이미 전준우로 마음을 굳혔다. 박 코치는 "1순위는 전준우다. 그렇다고 해서 대안을 생각 안 할수는 없다"며 "준우가 잠시 안 될때는 강민호가 4번으로 들어갈 것이다. 민호가 포수라 부담이 좀 될 수 있지만 본인도 4번을 치는 것에 대해 괜찮다고 말한다"고 살짝 공개했다.
"가능성이 있는 선수가 무궁무진한 팀이 롯데다. 그래서 요즘 너무 즐겁다"는 박 코치. 타자 조련가로 이름이 높은 박 코치의 지도 아래에서 롯데 선수들은 오늘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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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