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만 고집? 드라마 고픈 ★들의 속사정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01.29 17: 04

영화에선 꾸준히 보이는데 드라마에선 자취를 감춘 배우들이 있다. 매년 한 작품 혹은 두 작품씩 들고 스크린을 찾지만 드라마 출연은 언제 적 일인지 가물가물한 배우들, 그들을 브라운관에서 보고 싶은 팬들의 갈증은 깊어만 가는데 야속하리만치 영화만 한다. 왜 일까.
지난 해 톱 배우 장동건이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들고 12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해 큰 이슈가 됐다. 조인성 역시 내달 초 방송될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통해 8년 만에 안방팬들을 찾을 예정이라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렇듯 두 톱스타의 안방 컴백은 많은 팬들에게 큰 희소식이었다. 조인성과 함께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호흡을 맞추는 송혜교도 한동안 스크린 활약에 몰두하다 5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MBC 월화드라마 '마의'의 조승우는 데뷔 후 첫 드라마 출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여전히 드라마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배우들이 수두룩하다. 분명 데뷔할 땐, 신인일 땐 드라마 출연이 잦았던 이들도 어느 때부터인가 영화만, 광고만 찍고 있다. 톱스타일수록 더 심하다. 톱스타라면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섭외 1순위로도 꼽히지만 출연이 성사되는 경우는 드물다. 드라마 제작사나 방송사 측에서 여러 번 공들여 러브콜을 보내도 영화 촬영을 이유로, 혹은 대본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서 고사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

그렇다면 왜 이 배우들은 그토록 스크린만 고집하고 드라마는 기피(?)하는 것일까. 통상 개런티(출연료) 수준으로 따진다고 해도 드라마가 훨씬 실속 있다. 예를 들어 영화 한 편으로 5억의 개런티를 받는 톱 배우가 한류 영향력까지 갖췄다면 드라마 출연시 회당 6천만 원에서 1억 원 수준의 출연료를 챙길 수 있다. 16부작 미니시리즈 기준으로 계산해도 드라마 출연료 총액이 영화 개런티를 뛰어 넘는다. 
이처럼 드라마가 수입적인 측면에서 영화를 압도함에도 불구, 드라마 출연이 드문 이유는 배우들의 개인적 소신과 제작 환경 상의 한계 때문인 것으로 나뉜다.
한 유명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톱 배우들일수록 사실상 수입이나 부가가치 문제는 작품 선택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 드라마가 수입 차원에서 더 큰 이득이 된다고 해도 제작 환경의 문제, 연기 흐름에 있어서 영화와의 차이 등이 고민거리가 된다"며 "사실상 쪽대본, 생방 촬영이 관행처럼 되어버린 국내 드라마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영화를 많이 한 배우들은 극의 전개와 감정의 흐름 등을 중요시하는데 드라마 촬영은 이러한 흐름을 잡아가기가 어렵다. 하고 싶어도 시스템의 한계 때문에 망설이고 고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영화만 고집하는 게 아니다. 정말 탐나는 드라마들이 눈에 보인다"면서도 "지상파 드라마는 영화에 비해 표현의 자유가 존중받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예컨대 담배를 피우거나 욕설을 하는 등 간단한 설정조차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캐릭터나 연기적 표현에 있어서 답답함을 느끼는 배우들도 많다. 또 시간에 쫓기고 방송 시간에 얽매어야 하는 드라마 환경의 기본 틀을 불편해하는 경우 드라마 출연이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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