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7번방의 선물'(이환경 감독)이 예상을 넘는 무서운 기세의 폭풍 흥행력으로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7번방의 선물'은 개봉 첫 주에 170만여명을 동원했고, 월요일 평일에도 무려 31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개봉 6일만에 누적관객 수 200만명을 돌파, 손익분기점을 가뿐히 넘었다. 이런 놀라운 흥행 속도와 꺼지지 않는 예매율은 곧 다가올 극장가 대목 설 연휴를 만나기에 그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평일 3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은 영화는 지난 해 1200만명을 넘게 동원한 '도둑들'을 제외하고는 없었다는 점, 역시 천만클럽에 가입한 '광해, 왕이 된 남자'나 665만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신드롬을 일으킨 '늑대소년'보다도 흥행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이에 영화계 일부에서는 이 흥행 속도만 본다면 '7번방의 선물'은 천만 사이즈, 라는 말을 할 정도다. 적어도 700만 이상은 가뿐히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관건은 29일 전야 개봉하는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를린'이다. CJ엔터테인먼트 배급에 하정우, 류승범, 전지현, 한석규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이 화제작과 '7번방의 선물'이 어떤 흥행 구도를 만들어 낼 지 지켜볼 만 하다. '베를린' 역시 시사회 이후 호평 세례로 뜨거운 입소문을 낳고 있기에 그야말로 볼만한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7번방의 선물'의 흥행은 3대 메이저 배급사는 아니지만 지난 해 '내 아내의 모든 것' 같은 재기넘치는 작품으로 성공을 거둔 배급사 NEW의 작품이고, 큰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은 아니라는 점, 류승룡이 충무로 대세이긴 하지만 소위 말하는 2-30대 핫스타는 없다는 점에서 더욱 눈여겨 볼 만 하다.
또 하나의 시선은 지난 해 사상 최초로 1억 관객 돌파를 한 만큼, 파이 전체가 커졌다고 보는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2012년의 1인당 영화 관람횟수도 3.8회로 올랐고, 이러한 상업영화 흥행의 흐름에 발맞춰 스크린 수 역시 2011년 1,974개에서 2012년 2,081개로 다시 2천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런 추세가 2013년 초 극장가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와중에서도 보이는 한국 장르의 다양성은 긍정적인 전망을 가능케 한다. 지난 해 말 개봉한 재난 블록버스터 '타워'가 1월 500만명을 돌파했고, '박수건달'이 350만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유효기간이 지난 줄 알았던 조폭 코미디의 부활을 알렸다. '7번방의 선물'은 6세 지능의 딸바보 용구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코미디이고, '베를린'은 '쉬리' 이후 약 14년만에 본격적으로 만들어진 초대형 첩보물이다. 여기에 내달에는 김윤석 주연 휴먼드라마 '남쪽으로 튀어', 최민식-황정민-이정재 주연 범죄느와르 '신세계', 이시영-오정세 주연 로맨틱코미디 '남자사용설명서' 등이 합류한다. 천만 영화, 올해는 몇 편이나 등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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