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사랑, 요즘 시청자를 웃기고 울린다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01.29 17: 53

아버지의 사랑이 주말 저녁 TV를 점령했다. 시청률 45%를 돌파하며 국민드라마 반열에 오른 KBS 2TV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와 다 죽어가던 MBC 일요예능에 구원투수로 등장한 '일밤-아빠! 어디가?’가 그 주인공이다. 이 두 프로그램은 아버지와 자식 간의 애틋하고 끈끈한 관계를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내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내 딸 서영이’를 이끌어가는 큰 축은 주인공 이서영(이보영 분)과 그의 아버지 이삼재(천호진 분)다. 이삼재는 가족들은 안중에도 없던 남보다 못한 아버지였고 이서영은 그런 아버지와의 연을 스스로 끊어버렸다. 이삼재는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딸을 한없이 그리워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알기에 다가갈 수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모르는 척 외사랑을 계속 해 나가는 것이었다.
최근 방송에서 이서영은 그동안 숨겨왔던 아버지의 존재를 들켜 행복했던 가정생활은 위기에 처했다. 오래 전에 끊긴 줄만 알았던 아버지와의 연은 이렇듯 다시 불행으로 다가왔다. 아버지 이삼재는 이서영이 이혼 위기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딸의 집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차가운 겨울, 이삼재는 딸의 집 앞에 주저앉아 자신으로 인해 생긴 딸의 불행에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아버지와 조우한 딸은 그에게 화난 표정으로 매몰찬 말들을 쏟아냈다. 아버지는 가슴에 꽂히는 이서영의 차가운 비수에 그저 슬픈 표정과 눈물로 대답할 뿐이었다.

애절하고 헌신적인 아버지의 사랑은 많은 시청자를 울렸다. 이삼재를 연기하는 배우 천호진은 딸의 불행을 지켜보면서도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아버지의 심정을 탁월하게 연기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천호진의 슬픈 표정과 뜨거운 눈물을 본 사람이라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흥미로운 사건 전개, 빠른 스토리 흐름 외에도 아버지 이삼재의 슬픈 부성애는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내 딸 서영이’의 시청률 고공행진에 큰 공을 세웠다.
‘내 딸 서영이’가 TV 앞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면 ‘일밤-아빠! 어디가?’는 흐뭇한 아빠 미소를 전국으로 퍼뜨렸다. ‘아빠! 어디가?’는 연예인이란 직업을 가졌지만 알고 보면 '보통 한국 아빠'인 성동일, 김성주, 윤민수, 이종혁, 송종국와 엉뚱하고 발랄한 자녀들이 선사하는 새로운 리얼 예능. 듬직하고 상냥한 아빠 윤민수부터 아이만큼 천진난만한 엉뚱한 아빠 이종혁까지 다양한 아빠의 모습을 선보이며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일밤-아빠! 어디가?’는 아이와는 서먹하고 가정에서는 불청객 취급받는 보통 아빠들이 등장한다. 방송 출연 계기를 묻는 질문에 “아이가 아빠를 단지 집에서 잠만 자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던 윤민수는 아들 후를 꼼꼼한 손길로 돌보며 상냥하고 따뜻한 아빠의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해 애정 표현이 서투르다고 고백한 성동일은 방송을 통해 아들 준이와 점차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보여줬다. 엉뚱한 매력의 이종혁은 4차원 아들 준수의 눈높이에서 함께 하는 친구 같은 아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일밤-아빠! 어디가?' 제작진은 다섯 명의 아빠들을 '보통 한국 아빠'라고 표현했다. 자녀들과의 관계가 어색한 것은 굳이 이 다섯의 아빠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일반 아버지들의 공통점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낯설기에 더욱 원하게 되는 아버지의 사랑은 드라마 혹은 예능으로 구현돼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종영을 얼마 남지 않은 '내 딸 서영이'와 이제 출발선을 떠난 '일밤-아빠! 어디가?'가 또 어떤 부성애로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일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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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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