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롯데 리치몬드, "목표는 10승…우승 이끌겠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1.30 06: 11

"어디에서 야구를 하든 내 목표는 항상 똑같다. 롯데 자이언츠에서도 목표는 10승이다".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투수 우완 정통파 스캇 리치몬드(34)가 첫 선을 보였다. 리치몬드는 29일 사이판 마리아나 구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롯데 전지훈련 캠프에 합류, 선수단과 인사를 나눴다. 김시진 감독은 선수단을 둥글게 모은 뒤 리치몬드에게 인사를 하도록 했고, 롯데 선수들은 새 동료를 뜨거운 박수로 반겼다.
리치몬드가 롯데와 계약을 맺은 건 지난해 12월. 2005년 독립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리치몬드는 2008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입단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뛴 건 4시즌으로 2008년 토론토 소속으로 선발로 5번 출전해 1승 3패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했고 2009년 27경기 등판(선발 24경기), 8승 11패 평균자책점 5.52를 남겼다.

원래 26일 롯데 사이판 캠프에 합류하기로 한 리치몬드지만 비행기 연결 문제로 이틀 뒤 새벽이 돼서야 사이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미국 항공규정에 따르면 미국에서 미국령으로 갈 때 반드시 한 번은 미국 국적기를 이용해야 한다. 피닉스에서 출발한 리치몬드는 인천공항을 거쳐 사이판에 들어 올 예정이었는데 원래 타기로 한 델타항공 대신 업무 협력을 맺은 대한항공을 이용했고, 여기에 발목이 잡혀 어쩔 수 없이 인천에서 도쿄까지 미국 비행기를 타고 나서야 사이판에 올 수 있었다.
긴 시간의 비행에도 불구하고 리치몬드의 표정은 밝았다. "(긴 시간의 비행이) 컨디션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대만과 호주부터 해서 태국까지 많은 나라를 다녀봤기 때문에 비행기를 갈아타는 건 어려운 일은 아니다"라는 게 리치몬드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에서 개인 운동을 하면서 몸을 만들어왔다. 롯데 캠프에 합류하는데 최적의 몸 상태를 갖춰야 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리치몬드는 한국야구에 대해서 크게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뛰게 될 것이라고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롯데에서 제의가 왔고, 유먼에게 많은 조언을 받았다. 롯데는 좋은 팀이라고 추천을 해줘서 입단을 결심하게 됐다"며 웃었다. 한국은 처음이지만 리치몬드는 김치를 비롯해 한국식 식사를 무리없이 싹 비우는 적응력을 첫 날부터 보여줬다.
한국에 첫 선을 보이는 리치몬드에게 본인이 어떤 유형의 투수인지 소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그는 "투심 패스트볼과 포심 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진다"면서 "특히 커브가 결정구다. 직구를 구석구석 던지면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고 마지막에 커브를 던지는 걸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리치몬드는 미국에서 최고 140km 후반대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조합을 이용하는 정통파 피칭을 펼쳤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첫 번째 목표는 10승이다. 리치몬드에게 올해 목표를 묻자 "첫 번째는 팀에 완벽하게 적응하는 것이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어디에서 야구를 하든 나는 10승을 목표로 해 왔다. 롯데에서도 10승을 거두는 투수가 되고 싶고, 그게 안 되더라도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해서 내가 승리를 못 해도 팀이 이기는 야구를 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리치몬드의 팀 합류는 더 늦어질 뻔 했다. 바로 캐나다 WBC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치몬드는 롯데와 계약을 맺게 되면서 캐나다 대표팀에 양해를 구하고 대표팀에서 빠졌다. 2008년에는 베이징올림픽 예선에서 캐나다 대표로 한국전에 등판,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던 그는 "국가대표로 뛰는 건 항상 영광스러운 일이다. 이 팀에서도 WBC에 나가는 선수가 있다고 들었다"면서 "하지만 이제 내 첫 번째 목표는 롯데 자이언츠의 우승이다. 캐나다 대표팀에 못 간건 아쉽지만 이제는 당연히 롯데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리치몬드에게 걱정되는 건 부상 전력. 2009년 어깨 건초염으로 고생을 했던 리치몬드다. 그렇지만 그는 지난해 트리플A에서 134⅔이닝을 소화하며 11승 7패 평균자책점 5.61을 기록, 선발투수로 체력은 문제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그에게 지난해 평균자책점이 높은 이유를 묻자 "내가 속했던 라스베가스는 콜로라도 로키스와 같이 고지대에 홈 구장이 있다. 게다가 구장도 작다. 타자가 조금만 공을 띄워도 홈런이 된다. 홈 평균자책점은 높지만 원정에서는 3점대를 기록했다"며 "그런 어려운 여건에서도 11승을 거뒀으니 만족한다"고 했다.
올해 롯데는 강력한 선발진 구축을 첫 번째 목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서는 리치몬드가 제 역할을 해 줘야 한다. 그는 "구단에서 내게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가 20년 넘게 우승을 못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팀 우승을 위해 내 역할을 다 할 것"이라며 롯데의 숙원을 풀어주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cleanupp@osen.co.kr
사이판=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스페셜 프로모션] 정통야구매거진 오!베이스볼 정기구독 Big이벤트-글러브 증정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