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진은 이제 기량이 물올랐다".
한화 내야수 오선진(24)은 팀 내 최고의 성장주로 꼽힌다. 지난해 데뷔 후 최고 활약을 펼치며 핫코너 자리를 꿰찬 그는 김응룡 감독 체제에서도 변함없이 주목받고 있다. 김응룡 감독은 "오선진의 기량이 많이 늘었다"고 호평했고, 김성한 수석코치도 "이제는 기량이 물올랐다고 볼 수 있다. 야구를 진지하게 생각하며 발전하고 있다. 점점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라고 긍정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오선진 본인은 만족을 모른다. 그는 "주위에서 칭찬도 하고, 기대도 많이 해주시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한참 멀었다. 전체적으로 좋아졌다고 하지만 난 어떻게 좋아졌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위의 칭찬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는 자신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성남고 출신으로 지난 2008년 한화에 입단해 올`해로 6년차가 된 오선진은 지난해 데뷔 후 최고 시즌을 보냈다. 110경기 타율 2할6푼3리 105안타 3홈런 41타점 14도루로 모든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유망주의 껍질을 깨고 나오며 한화의 오래된 고민이었던 핫코너의 단비 같은 존재로 거듭났다.
그러나 오선진은 주위의 높아진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결코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사실 작년에 어느 정도 성적을 냈기 때문에 올 시즌에는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분명 있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몇십 배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선진의 하루는 새벽 6시 기상으로 시작된다. 동갑내기 양성우와 함께 호텔 숙소 근처를 40여분간 러닝으로 하루의 시작을 연다. 오선진은 "캠프에 들어온 후 얼마 되지 않아 러닝을 시작했다. 하루를 조금 더 일찍 시작할 수 있고 몸도 가볍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러닝으로 나 자신의 부족함을 극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보완하고 싶은 부분으로는 출루율 향상을 꼽았다. 오선진은 지난해 출루율이 3할1푼6리로 타율에 비해 그리 높지 않았다. 그는 "선구안이 좋은 (김)태완이형에게 공을 보는 것에 대해 많이 물어보고 있다. 변화구에 속지 않고, 공을 골라낼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출루율을 높이고 싶다. 굳이 상위타선이 아니라도 어느 타순이든 출루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체력 강화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시즌 후반기 체력 저하로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한 시즌을 풀타임 주전으로 날 수 있는 체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오선진은 "지난해 한 시즌을 치르며 뭐가 부족하고 어떤 것을 해야할지 알았다. (김)태균이형이나 강동우 선배님처럼 조언을 구할 분들이 많아 든든하다"고 웃었다.
올 시즌 수치적인 목표는 잡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한때 3할 타율을 칠`때 나도 모르게 기록을 의식하게 되더라. 올해는 기록을 떠나 나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고 입술을 굳게 깨물었다. 만족을 모르는 오선진에게서 한화의 밝은 미래를 확인할 수 있다.
waw@osen.co.kr

오키나와=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