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학의 야구야구]달라진 한화, 캠프에서 나타난 이색 장면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1.30 06: 10

야수들이 번갈아가며 배팅볼을 계속 던진다. 한화 스프링캠프에서 볼 수 있는 이색 장면이다.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한화는 오전-오후로 쉴 새 없는 강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야수들의 경우 제대로 쉴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타격-수비-주루 모든 부문에서 빡빡한 스케쥴이 잡혀있다. 그런 와중에 야수들은 로테이션으로  배팅볼 투수 역할까지 하고 있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 
가장 먼저 배팅볼을 던질 수 있는 인원이 조금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화는 메인 경기장과 그 뒷편에 타격 그물망 등 무려 4개의 배팅케이지에서 타격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3개조로 나뉜 야수조에서 로테이션으로 한 명씩 배팅볼 지원을 해주고 있다. 마땅히 쉴 시간없기 때문에 보조요원들과 스카우트팀의 도움만으로는 '살아있는' 배팅볼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야수가 직접 배팅볼을 던짐으로써 타자가 치는 것을 직접 눈앞에서 확인하며 타격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송구에서 감각도 키울 수 있다. 내야수 출신의 이봉우 한화 운영팀 대리는 "배팅볼도 쉽게 던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손끝 감각이 중요한데 짧은 거리를 가볍게 던질 수 있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화 주장 김태균도 "배팅볼을 던질 수 있는 인원도 부족하지만 배팅볼을 꾸준히 던짐으로써 송구 능력도 키울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팀 내에서 배팅볼을 가장 잘 던지는 야수로는 한상훈과 오선진이 꼽혔다. 두 선수 모두 내야수로 손끝 감각이 좋아 타자들의 입맛에 딱 맞는 배팅볼을 던져준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한화 캠프의 특징은 이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보통 스프링캠프에서는 스피드건이 필수품으로 여겨진다. 투수들의 볼 스피드를 재는 게 일상적이다. 하지만 한화는 아직 스피드건을 숨기고 있다. 팀에 어린 투수들이 많고, 자칫 스피드를 의식해 오버페이스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컨트롤을 강조하는 송진우 투수코치의 지도법이다. 
여기에 자체적인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도 스태프들이 투수와 타자의 대결을 볼카운트까지 하나하나 기록으로 남긴다. 이봉우 대리는 "김응룡 감독님이 언제 어떤 것을 물어보실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기록들을 체크하고 준비한다. 감독님은 투수들의 스트라이크와 볼 개수 그리고 초구 스트라이크가 어느 정도 들어왔는지를 주로 확인한다. 작은 것이라도 기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신인 투수 이충호가 투구 후 수비 동작에서 공을 피했다는 이유로 생애 처음 포수 장비를 차고 송진우 코치로부터 "공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라"며 1대1 펑고를 받는 이색 장면도 연출됐다. 이종범 주루코치도 야구공 7개를 오리걸음으로 5m 거리에서 반복적으로 옮겨놓는 훈련법으로 야수들의 하체 강화에 힘쓰고 있다. 여러가지 이색 장면과 훈련에서도 달라진 한화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waw@osen.co.kr
오키나와=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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