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난 '베를린', 하정우-전지현 러브신?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1.30 09: 46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를린'이 전야 개봉을 시작으로 극장가에 출격했다. '베를린'은 '쉬리' 이후 14여년만에 등장한 본격 액션첩보물로 100여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다.
우선 시작은 좋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9일 '베를린'은 전야상영으로 총 13만 808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다. 오후 늦게 상영을 시작한 '맛빼기' 개봉으로도 앞으로의 흥행을 예감케 한다. 그야말로 극장가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제 30일 본격적으로 개봉의 포문을 여는 '베를린'의 흥행이 비상한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한국영화에 또 다른 이정표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베를린'은 한국 관객들이 선호하는 웃음과 눈물, 즉 신파 코드를 과감히 뺐다. 14여년 전 '쉬리'가 첩보액션물임에도 절절한 멜로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면 '베를린' 속 멜로는 과장돼 있지 않고, 그보다는 아스라한 감성으게 마음을 찌릿하게 만드는 정도다.
여기에 최근만 보더라도 '타워', '박수건달', '7번방의 선물' 등 흥행 영화에서 모두 발견됐던 초반 웃음, 후반 감동이란 전형적인 드라마 패턴도 없다. '해운대'에서처럼 블록버스터에 필수코드로 자리잡은 인물들의 코믹한 대사나 상황 설정도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예기치 않은 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오는데, 그것은 가끔은 소름끼치도록 쿨한 대화나 극 중 악역을 맡은 류승범의 신 들린 듯한 흐물흐물한 연기를 통해서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밀도감 있게 선 굵은 연기와 액션들로 끝까지 밀고 나가는 뚝심을 자랑한다.
이에 '베를린' 제작 관계자는 "시나리오 집필 당시 코미디가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란 고민을 물론 했지만, 영화 전체의 톤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에도 사실 과감한 용기가 필요했는데, 배급을 맡은 CJ나 감독, 제작진 모두가 같은 생각이었다. 처음 의도대로 끝까지 밑어붙였다는 데에 나름 의미가 있다"라고 전한 바 있다.
신파 코드가 없는 영화로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은 지난 해 120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이 있다. '도둑들' 역시 케이퍼 무비라는 장르에 그간 천만영화들이 갖고 있었던 감동 눈물 코드를 과감히 배제하면서도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렇기에 신파 코드가 없을 지언정 '베를린'에 대한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도둑들'보다 한층 무겁고 복잡한 드라마를 갖고 있지만 하정우, 류승범, 전지현, 한석규라는 초호화 캐스팅에 전에 본 적 없는 숨막히는 액션들로 시선을 사로잡아 한국 액션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는 호평을 얻고 있다. 더욱이 '충격적인 별점'이라고 불릴 정도로 영화를 본 평론가들이나 관객들이 매기는 별점이 대부분 8~9점 이상을 기록해 예비 관객들에게 '과연 어떤 영화길래'란 호기심을 높이고 있는 중이다. 
엄청난 흥행 속도로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7번방의 선물'과 '베를린'의 대결도 볼 만 하다. '7번방의 선물'이 전형적인 신파 코드의 휴먼 드라마인 반면, '베를린'은 쿨한 감성의 첩보 액션이다. 두 영화의 장르가 극명하게 달라 다양성의 측면에서도 풍요로운 2월 극장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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