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기존 4세대 아이패드에 용량만 두 배 늘린 128GB 버전을 29일(현지시간) 깜짝 발표했다. 관련 루머가 나온 지 하루만에, 그리고 예고없던 발표에 전 세계가 ‘왜 128GB 아이패드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애플과 CNN 등 주요 외신들은 128GB 모델은 ‘비즈니스를 위한 아이패드’를 실현하기 위한 착수 단계라고 분석하고 있다.
필립 쉴러 애플 마케팅 수석 부사장은 “두 배로 늘어난 용량과 30만 개가 넘는 훌륭한 아이패드 전용 앱 덕분에 기업과 교육자, 예술가들이 사업적·개인적 용도로 아이패드를 활용해야 하는 이유가 더욱 분명해졌다”라며 비즈니스 기기로서의 활용도를 강조했다.

또 애플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저장 용량이 커진 아이패드 모델의 출시는 3D CAD 파일이나 엑스레이, 필름 편집본, 뮤직 트랙, 프로젝트 청사진, 교육용 비디오, 서비스 메뉴얼 등 대량의 데이터를 주로 다루는 기업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128GB는 100개의 DVD급 영화 혹은 30개의 블루레이급 영화, 3만개의 노래 혹은 4만장의 사진을 담을 수 있는 용량이다.
애플은 엔터테인먼트의 성격이 강한 아이패드에 곧 한계가 닥친다고 예상한 듯 보인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나 삼성전자의 ‘아티브’ 등 태블릿과 PC 중간 성격의 컨버터블PC들이 쏟아졌다. 이들은 태블릿의 이동성과 PC의 대용량을 두루 갖춰, 아이패드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대용량의 아이패드 출시를 통해, 아이패드의 영역을 비즈니스까지 확대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북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컨버터블PC ‘서피스’가 128GB 프로버전으로 2월 9일 출시될 예정이라, 애플도 이를 견제하기 위해 아이패드 128GB 모델 출시를 서두른 것으로 관측 된다. 아이패드 신모델은 서피스 프로보다 빠른 2월 5일에 출시된다.
또한 98만 원(LTE 겸용은 111만 9000원)이라는 가격이 주는 의미도 있다. 용량은 두 배 늘면서 가격은 10만원 정도 올랐다. 기존 와이파이 64GB 모델이 86만 원이고, LTE기능이 추가된 64GB 모델이 99만 9000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오른 가격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맥북에어 가격(999달러, 약 108만 원)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논란의 여지가 있다.
애플로서는 높은 가격의 제품이 높은 수익성을 보장한다는 매력을 떨칠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애플은 아이패드를 이동성이 강조되는 비즈니스 환경에 최적화 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이패드는 화면 크기는 유지하고 용량은 늘려, 노트북과 컨버터블PC를 견제할 것이다. 동시에 아이패드 미니 버전은 이동성과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조해 점점 화면이 커지는 패블릿 시장을 주도한다는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깜짝 출시된 대용량 아이패드 4세대가 비즈니스를 위한 사용자들에게 얼마만큼 호응을 얻을 수 있을 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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