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를 맞바꾸는 운명의 일전에서 승리한 쪽은 김학민의 맹공을 앞세운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이 30일 구미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시즌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LIG손해보험과 경기서 세트스코어 3-2(25-18, 25-21, 29-31, 23-25, 15-9)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대한항공은 10승 9패(승점 32)를 기록하며 LIG손해보험(10승 11패, 승점 31)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 전까지 두 팀은 LIG손해보험이 10승 8패(승점 30) 대한항공이 9승 9패(승점 30)로 나란히 3, 4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운명의 일전이었기에 경기에 쏠린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관심과 기대에 부응하듯 두 팀은 풀세트 접전을 펼치며 명승부를 만들었다.

지난 러시앤캐시전에서 3연패를 끊고 부활한 대한항공은 1세트부터 높이와 서브로 LIG손해보험을 밀어붙였다. 김학민은 무려 31득점에 67.44%라는 높은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맹활약, 팀의 승리를 이끌었고, 마틴(19득점)은 14개의 범실에도 불구하고 서브 에이스만 6개를 기록하며 LIG손해보험의 코트를 맹폭했다.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친 곽승석(14득점)과 하경민(10득점)도 승리의 주역이었다.
불붙은 대한항공의 좌우 쌍포 앞에 LIG손해보험은 고전했다. 부상의 여파로 인해 김요한(9득점)이 부진했고, 까메호(23득점, 서브 에이스 3개 포함) 역시 초반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이경수(23득점)가 분전했지만 결국 1세트와 2세트를 연달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3세트부터 부활한 까메호와 마지막 순간 다시 코트에 들어선 김요한의 결정적 득점으로 세트스코어 0-2에서 2-2를 만들며 승점 1점을 확보했다.
LIG손해보험은 추격의 고비마다 범실로 흐름을 끊으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3세트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승부처였던 3세트, 마틴의 서브 범실과 까메호의 서브 에이스로 연달아 2득점에 성공한 LIG손해보험은 5-6으로 앞서가며 아슬아슬한 1점차 리드를 지켜나갔다. 1, 2세트서 부진했던 까메호가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상승세를 탄 대한항공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대한항공은 LIG손해보험이 점수차를 벌리도록 용납하지 않았다. 22-24로 LIG손해보험이 세트포인트까지 단 1점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김학민의 퀵오픈과 하경민의 블로킹으로 24-24 듀스를 만든 대한항공은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하며 끈질기게 추격했지만 29-30 상황에서 이효동의 서브를 곽승석이 놓치며 승부를 4세트로 이어가게 됐다.
승기를 놓치지 않으려는 대한항공과 역전드라마를 꿈꾸는 LIG손해보험은 4세트서도 1점차 공방전을 계속했다. 엎치락 뒤치락하던 승부는 하현용이 연속으로 속공과 블로킹을 성공시키면서 LIG손해보험 쪽으로 흐르는 듯 했다. 하지만 마틴의 오픈과 한선수의 블로킹으로 다시 12-12 균형을 맞춘 대한항공은 기세를 몰아 단숨에 16-12까지 점수를 벌렸다.
하지만 LIG손해보험은 엄청난 뒷심을 발휘하며 승부를 다시 한 번 뒤집었다. 23-23까지 따라잡은 상황에서 까메호의 서브 에이스로 세트 포인트를 만든 LIG손해보험은 김요한의 오픈으로 23-25를 만들며 승부를 마지막 세트까지 끌고 갔다.
그러나 대한항공에는 김학민이 있었다. 시간차와 백어택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연달아 득점에 성공, 7-5를 만든 김학민은 이후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며 단숨에 14-8로 매치포인트에 도달했다. 한 번 기울어진 승부의 추는 쉽게 움직이지 않았고, 대한항공은 마틴의 오픈을 끝으로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지으며 3위에 올랐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주전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운 GS칼텍스가 흥국생명을 3-0으로 간단히 제압, 2연승을 달렸다. 이날 승리로 GS칼텍스는 13승 6패(승점 37)로 3위 도로공사(승점 32)와 승점 5점차로 벌리며 2위를 지켰다. 반면 흥국생명은 5승 14패(승점 18)로 승점 추가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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