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휴식일, SK 선수들이 방콕한 사연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1.31 10: 40

해외에서 장기간 진행되는 스프링캠프는 선수들을 지치게 한다. 훈련 강도는 둘째 치고 오랜 외국 생활이 주는 피로감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그럴까. 그 좋다는 플로리다로 날아간 SK 선수들의 첫 휴식일 풍경은 말 그대로 ‘방콕’이었다.
SK는 지난 20일부터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보통 그간 프로구단들의 스프링캠프 일정은 3일에서 5일 정도 훈련을 하고 하루를 쉬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만수 SK 감독은 지난해부터 이 일정을 대폭 손봤다. 오후 2시 정도까지만 팀 훈련을 하는 대신 자율훈련의 비중을 높였다. 그리고 휴식일도 줄였다.
SK는 지난해 플로리다 캠프 당시 딱 하루를 쉬었다. 말 그대로 메이저리그(MLB) 식으로 캠프를 진행했다. 너무 빡빡했을까. 올해는 하루를 더 편성해 이틀을 쉬기로 했다. 이 감독은 웃으며 “코치들이 ‘선수들도 열심히 하는데 하루만 더 쉬면 안 되겠나’라고 건의를 해 이를 받아 들였다”고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래도 타 구단에 비하면 여전히 휴식일 자체는 적은 일정이다.

그런 SK 선수들이 지난 29일(한국시간) 첫 휴식일을 맞이했다. 21일 현지에 도착했으니 딱 일주일 만에 맞이하는 자유였다. 구단도 선수들이 밖으로 나갈 것을 대비해 자체 버스를 마련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이를 이용한 선수들은 드물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몇몇 선수들이 잠깐 나갔다 왔을 뿐 대부분은 말 그대로 그냥 쉬었다”고 전했다.
SK 캠프 주위에 볼 것이나 편의시설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마트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쇼핑을 할 수 있는 대형 아웃렛도 차로 20분 이내 거리다. 큰 마음을 먹지 않더라도 가볍게 나갈 수 있는 거리다. 그러나 대다수 선수들은 그냥 쉬는 것을 택했다. 그간 훈련에 녹초가 됐기 때문이다. 구단 관계자는 “플로리다까지 비행기를 타고 꼬박 하루를 왔다. 그 후 일주일 훈련이 진행됐으니 선수들이 지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SK의 자율훈련은 겉으로 볼 때 느슨해 보인다. 팀 훈련이 일찍 끝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수들의 훈련량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팀 훈련이 끝나면 알아서 배트나 글러브를 들고 개인훈련이 시작된다. 이 훈련은 야간까지 이어진다. 지난해는 이 방식을 생소해 하는 선수들이 많았지만 올해는 어느 정도 정착됐다는 게 구단 자체 평가다. 선수들 스스로 자기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뜻이다.
훈련 열기도 뜨겁다. 이만수 SK 감독은 밝은 목소리로 “선수들이 아주 열심히 하고 있다”며 흡족한 뜻을 나타냈다. 외국인 인스트럭터 등을 초빙하며 훈련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이제 플로리다에서 SK 선수들의 휴식일은 오는 5일(한국시간) 딱 하루가 남았다. 팀에서는 선수들이 일주일 사이에 많은 것을 얻고 즐겁게 휴식일도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skullboy@osen.co.kr
플로리다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는 SK 선수들. 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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