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현석, 전례없는 '신고선수 신화' 도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1.31 06: 23

프로야구에는 연습생 신화가 끊이지 않았다. 홈런왕 장종훈을 필두로 한용덕·김상진·김민호·박경완·손시헌·이종욱·이대수·김현수 등이 요즘말로 '신고선수'로 들어와 프로야구에 이름을 떨쳤다. 
여기 또 하나의 신화창조를 이어갈 선수가 있다. 바로 한화 외야수 정현석(29)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그는 코칭스태프로부터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다. 4번타자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될 만큼 입대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대치가 높아져있다. 
2013년 대전구장 전광판에 쓰여질 시즌용 영상물에서도 정현석은 김태균·김태완·최진행 등 중심타자들과 '메인타자'로 분류돼 많은 분량을 찍었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뭉치야, 넌 뭘 잘 했다고 그렇게 많이 찍냐"고 농담을 하면서도 "많은 발전을 보이고 있다. 김태균·김태완·최진행과 중심타선을 이룰 수 있는 타자"라고 높은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대전고-경희대 출신의 정현석은 지난 2007년 신고선수로 한화에 입단했다. 대학 시절에는 투수였다. 그러나 대학 4년간 잦은 부상에 시달렸고, 8경기에서 승리없이 2패 평균자책점 20.25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8⅓이닝 동안 18실점.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4번 전체 25순위로 롯데에 지명됐지만, 대학을 졸업한 이후 롯데는 정현석에 대한 지명권을 포기했다. 
정현석은 "대학 시절 보여준 것이 없었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고향팀 한화에서 테스트를 받았다. 고교 시절 나를 자주 본 한화에서 운 좋게 테스트 통과할 수 있었다. 그런데 투수가 아닌 타자로 새출발했다. 고교 시절 투타를 겸업했는데 그때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았다. 만약 여기서도 안 되면 다른 길을 알아볼 생각이었는데 그게 지금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오랜 기간 2군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야수로 기본부터 갈고 닦았다. 신고선수 신화의 대표격인 장종훈 타격코치가 열성으로 그를 가르쳤다. 2009년 막판부터 1군에 모습을 드러내며 가능성을 보였고, 2010년엔 114경기 타율 2할6푼2리 4홈런 24타점으로 가능성을 실현시켰다. 그러나 나이가 조금씩 차고 있었고 경찰청에 군입대해야 했다. 한창 성장할 때 입대라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경찰청에서 그는 성장 페달을 더욱 세게 밟아갔다. 2년간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할5푼9리를 쳤고, 2루타도 총 60개나 터뜨렸다. 그는 "불필요한 동작과 힘을 다 빼고 타격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 이제는 힘을 하나로 모아 정확하게 칠 수 있게 됐다"며 "경찰청 입대 전에만 해도 지금처럼 기대치가 높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이것이 나에게는 자극이 된다.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지금껏 투수에서 타자 또는 타자에서 투수로 포지션을 변신하며 성공한 신고선수 신화 사례는 없었다. 정현석은 사상 전례없는 신고선수 신화에 도전한다. 
waw@osen.co.kr
오키나와=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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