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잠수함 정대훈, '정통 언더핸드' 계보 잇는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1.31 07: 21

말 그대로 정통 잠수함이다. 
한화 언더핸드 투수 정대훈(28)은 투구시 공을 놓는 포인트가 매우 낮다. 마운드 위를 살짝 스쳐갈 정도로 정통 잠수함 투수다. 한화는 빙그레 초창기에 이상군과 원투펀치로 활약한 한희민 이후 제대로 된 정통 잠수함 투수가 없었다. 이제는 리그 전체를 둘러봐도 정대현(롯데)만이 정통 언더핸드 투수로 명맥을 잇고 있는 수준이다. 
정대훈은 그래서 한 번 더 주목해 볼만한 투수다. 경남상고-동의대 출신으로 지난 2008년 2차 5번 전체 39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그는 아직 프로에서 제대로 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꾸준히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고, 올해도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다. 

특히 지난해 후반기 1군에서 활약하며 얻은 게 많다. 2008년 2경기를 제외하면 1군 활약이 전무했던 정대훈은 지난해 후반기부터 1군 불펜 투수로 자리잡았다. 16경기에서 승패없이 2홀드 평균자책점 5.23. 평균자책점은 높았지만 피안타율은 1할2푼9리에 불과했고, 이닝당 출루허용률도 0.87밖에 되지 않았다. 투구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정대훈은 "1군에서 제대로 던진 건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가장 크게 깨달은 건 1군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었다. 특히 가운데로 몰리거나 높은 공은 여지없이 맞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지난해 8월22일 문학 SK전에서 이호준 선배에게 역전 홈런을 맞으며 느낀 점이 많았다. 아무리 볼끝 변화가 많더라도 제구가 안 되면 안 된다"며 낮은 코스로의 제구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정대훈의 공은 똑바로 들어오는 게 없다. 일반적으로 '직구'라고 일컫는 패스트볼은 조금씩 변화기 있게 마련이지만 정대훈의 공은 특히 심하다. 워낙 낮은 타점에서 공이 날아와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고 어렵고, 맞추더라도 땅볼 타구가 많이 나온다. 물론 이 모두 낮은 코스로 제구가 된다는 전제하에서다. 
그는 "내 공은 직구라고 할 만한 공이 없다. 모든 공에 변화가 있다는 게 특징"이라며 "하지만 결국 얼마나 낮은 코스로 제구를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라이브 피칭에서도 까다로운 공을 낮은 코스로 던지며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대훈은 "나도 이제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뭔가를 보여줘야할 때"라고 다짐했다. 과연 그가 리그에 얼마 남지 않은 정통 언더핸드 투수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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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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