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송일수 두산 2군 감독, “선수 포기하지 않겠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1.31 06: 40

“기량 차에 따른 구분은 불가피하겠지만 지레 포기하는 선수를 만들지 않겠다. 차별 없이 즐겁게 선수들이 클 수 있도록 돕고 싶다”.
한국 프로야구 초창기 삼성의 에이스로 활약한 김일융의 전담 포수였으며 일본야구에서 잔뼈가 굵은 지도자다. 지난해까지는 일본 퍼시픽리그팀 라쿠텐의 스카우트로 국내 구장을 자주 찾았고 이제는 한국 무대에서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딛는다. 두산 베어스 신임 퓨처스팀 감독인 송일수 감독(63, 일본명 이시야마 가즈히데)이 2013시즌 퓨처스팀 감독으로서 자신의 계획도를 꺼냈다.
1969년 긴테쓰에 입단, 1983년까지 선수로 활약한 송 감독은 1984~1986년 삼성에서 포수로도 뛴 바 있다. 특히 1985년에는 같은 재일교포인 에이스 김일융의 전담포수로서 25승 다승왕좌 등극에 도움을 줬고 삼성의 전후기 통합 우승에도 기여한 바 있다. 선수 은퇴 후에는 1993년부터 2004년까지 긴테쓰 불펜 코치로 일하며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오쓰카 아키노리(전 텍사스) 등 명 투수들에게도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긴테쓰 구단의 소멸 후에는 라쿠텐으로 자리를 옮겨 아시아지역 스카우트로 재직한 송 감독은 올 시즌부터 두산의 2군 감독으로 일한다. 아침 8시에 잠실로 모여 구단 버스를 타고 경기도 이천 훈련장으로 이동, 오후 4시 퇴근하는 ‘아침형 인간’의 삶을 살고 있는 송 감독은 “원래 5시 15분 경 아침 식사를 하고 6시에 헬스를 하는 생활 패턴이라 힘들지 않다. 그라운드에 오는 자체가 즐겁다”라며 웃었다.
“재미있고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에 두산의 러브콜을 받아들였다”라며 2군 감독 취임 계기를 밝힌 송 감독은 그동안 한국의 1군 선수들을 보다가 2군 유망주들의 성장을 돕게 된다. 초보 2군 감독으로서 지론을 묻자 송 감독이 중점을 둔 것은 바로 ‘기본기’였다. 또한 외부에서 지켜본 두산의 이미지와 그와 관련한 자신의 육성책도 함께 밝혔다.
“미국은 물론이고 한국, 일본도 모두 기본적인 것을 중시한다. 그만큼 선수들의 기본기 함양에 힘쓰며 단계적 성장 과정을 밟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전부터 봐왔던 두산은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이 주전 선수로 자리 잡고 활기찬 야구를 펼치는 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주전 선수들도 베테랑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데 최근 몇 년 간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뚜렷하지 않았다. 젊은 선수들을 키워 향후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다”.
“퓨처스팀 감독으로서 자신과 팀이 원하는 방향을 위해 갖고 있는 지식을 모두 불어넣겠다”라고 말을 이어 간 송 감독은 자신이 삼성에서 활약했던 프로야구 초창기와 현재 한국 야구에 대한 변화상도 잊지 않았다. 일본에 비해 열악한 야구 인프라 속에서도 국제대회 호성적을 일궈낸 저력에 대한 칭찬이었다.
“레벨이 확실히 높아졌다. 내가 현역으로 뛰던 30년 전에도 수준급 선수들이 몇몇 있었지만 지금은 각 팀 마다 빼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두루 포진해있다. 일본은 수 천 개의 고교 야구팀이 있고 거기서 프로 야구 선수, 대표 선수들이 배출되는 데 한국은 50개 남짓한 고교야구팀들 가운데서 수준급 선수들이 나온다. 그것을 감안하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퓨처스팀에서 선수 키우기와 팀 승률은 반비례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전략적으로 선수를 키우다보면 눈앞의 승리 대신 의미를 찾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1군이 아닌 만큼 더욱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퓨처스팀 감독 자리. 송 감독은 아직 시즌을 치르지 않은 만큼 “과정 속에서 계속 생각해야 할 것 같다”라며 신중하게 답하면서도 선수들 모두에 대한 희망은 잃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
“팀 승리만 생각하면 선수들에게 두루 기회를 부여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고 기회부여와 육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팀 승률 하락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아마 시즌을 치르면서 계속 생각하게 되겠지. 다만 이것만은 분명히 해두고 싶다. 선수 개개인 실력 차이에 따라 1군으로 콜업 횟수 차이는 나겠지만 차별하며 선수를 도외시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퓨처스팀 감독인 내가 먼저 선수를 포기하는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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