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와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미래로 불리는 라파엘 바란(20, 프랑스)이 223번째 엘 클라시코에서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레알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서 열린 2012-2013시즌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4강 1차전서 후반 초반 세스크 파브레가스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36분 라파엘 바란이 극적인 헤딩 동점골을 터뜨리며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양팀은 올 시즌 세 차례 맞대결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을 정도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슈퍼컵과 리그 경기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리그 경기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가 2골을 주고 받으며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치열한 승부였다. 바르셀로나는 최근 레알과 격돌에서 가장 힘에 부치는 경기를 펼쳤다. 더군다나 레알이 세르히오 라모스, 페페, 앙헬 디 마리아, 이케르 카시야스, 파비우 코엔트랑이 부상과 출장정지 징계로 결장하며 100%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골키퍼 빅토르 발데스를 제외하고 리오넬 메시를 비롯해 주전 선수들을 총동원한 원정팀 바르셀로나의 우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의 기류가 흘렀다.
레알은 경기 초반부터 최전방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바르셀로나의 숨통을 옥죄었다. 전반 중반 잠시 주도권을 내줬으나 이내 전열을 정비하며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차단했고, 위협적인 역습을 선보이며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위협했다.
약관의 중앙 수비수 바란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프랑스의 축구 영웅이자 대선배인 지네딘 지단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바란은 이날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했다.
먼저 전반 24분 절체절명의 실점 위기를 차단했다. 히카르두 카르발류의 패스 미스를 브레가스가 가로챈 뒤 사비가 빈 골문을 향해 슈팅을 날렸지만 골라인을 넘기 직전 바란이 극적으로 걷어내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겼다.
후반 들어서도 바란의 활약은 이어졌다. 0-1로 뒤져있던 후반 중반 단 한 번의 패스가 첫 골을 넣었던 파브레가스에게 연결되며 골키퍼와 1대1 찬스로 이어졌다. 하지만 뒤에서 쫓아오던 바란이 절묘한 태클로 파브레가스의 슈팅 직전 공을 건드리며 추가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하이라이트는 극적인 동점골이었다. 선제골을 내준 뒤 바르셀로나에 주도권을 내줬던 레알이었다. 하지만 후반 36분 바란이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메수트 외질의 크로스를 받아 천금 같은 헤딩 동점골을 터뜨렸다.
2차전이 바르셀로나 안방이 캄프 노우에서 치러지기에 자칫 0-1로 패했더라면 결승행이 난망해졌을 레알이었다. 하지만 결국 바란의 대활약으로 무승부로 마무리하며 레알은 2차전에 기대를 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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