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자들'이 시나리오를 쓴다고?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1.31 09: 47

연기에다 시나리오까지 쓰는 '상남자'들이 스크린에서 돋보인다.
영화 '추격자', '황해'에서 지독한 맞대결을 펼쳤던 배우 김윤석과 하정우는 여러모로 닮았다. 두 사람 모두 강한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연기파 배우들이라는 점, 선 굵은 '상남자'의 매력을 지녔다는 것이 그러하다. 때로는 동지로 때로는 라이벌로 극장가에서 만나는데, 각각 영화 '남쪽으로 튀어', '베를린'의 주연으로 2월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직접 시나리오를 쓴다는 것도 공통된 점이다.
김윤석은 '남쪽으로 튀어'의 시나리오 각색가로 크래딧에 정식 이름을 올렸다. 스스로는 연기하기 편하도록 대사와 몇 가지 에피소드를 추가했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상당한 감각을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가장 주요한 촬영지인 섬 헌팅 시에도 일일이 같이 다니며 각색 작업에 섬세하게 반영해 시나리오 작가로서 남다른 열정을 보여줬다고. 그의 시나리오 작업 참여는 영화에 대한 호기심과 신뢰감을 높인다.

하정우 역시 직접 '롤러코스터'의 시나리오를 쓰고 처음으로 감독을 맡는다. 코믹 소동극인 이 영화는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하정우 특유의 독특한 유머가 주목된다. 그간 배우로서 축적된 노하우가 시나리오에 얼마나 녹아 들었을 지 신선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런 국내파 배우 겸 작가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제 7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감독상에 이어 드라마 부문 작품상까지 수상한 영화 '아르고'의 벤 애플렉이 연출가로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맷 데이먼과 함께 영화 '굿 윌 헌팅'으로 아카데미 각본상까지 받았던 실력자로 이번 영화에서도 직접 각본과 연출을 담당했다.
또한 국내에서 '석호필'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배우 웬트워스 밀러도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의 시나리오 집필에 참여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그는 배우가 집필한 시나리오에 대한 선입견이 우려돼 집필 당시 '테드 폴크'라는 필명을 사용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져 더욱 놀라움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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