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난의 구세주가 될 것인가.
류제국이 마침내 LG 유니폼을 입었다. LG 구단은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류제국과 6억5000만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이상을 끌어온 LG와 류제국의 협상이 막을 내렸다. 한 달 동안 미국 애리조나에 있던 류제국은 지난 25일 귀국 후 LG 구단 사무실을 찾아 백기투하며 협상이 급물살을 탔고 일주일 만에 계약을 마무리했다.

LG의 가장 큰 약점은 선발진이다.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와 레다메스 리즈를 제외한 토종 선수들 중에는 이닝이터가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3년 동안 평균 100이닝 이상을 소화했던 김광삼도 오른쪽 팔꿈치 수술로 내년에나 돌아온다. 신재웅 임찬규 최성훈 임정우 신정락 등 후보는 많지만 이중 그 누구도 풀타임 선발투수로 검증되지 않았다.
LG가 류제국에게 재활 시설을 제공하고 지루한 협상 속에서도 류제국을 포기하지 않은 것은 류제국의 재능이 선발투수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고교시절 KIA 김진우와 함께 초고교급 투수로 평가받았던 류제국이 정상 컨디션을 찾는다면 LG도 마침내 선발진의 조각을 맞출 수 있다.
물론 당장 류제국이 핵심 선발투수로 자리하기는 힘들다. LG 김기태 감독은 류제국의 합류시기를 빨라야 올 시즌 중반으로 보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실전 등판이 전무한 만큼 류제국으로 하여금 충분한 준비기간을 주겠다는 뜻이다. 일단 류제국은 LG 2군과 함께 진주 캠프에 임한다.
이제 모든 것은 류제국에게 달렸다. 메이저리그 꿈을 접고 돌아온 해외파들의 경우를 봐도 한국 복귀 첫 해부터 좋은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12년 만에 한국무대를 밟는 류제국 역시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 앞으로 류제국이 얼마나 땀을 흘리느냐에 따라 올 시즌 LG의 히든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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