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지해준 분들 모두가 이제는 짐을 내려놓았으면 한다”.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결선 투표 끝에 낙마한 허승표 피플윅스(67) 회장이 3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허 회장은 이 자리를 통해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지금은 축구계 전체가 반목의 시대를 끝내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며 축구계의 화합을 당부했다.
지난 1997년을 시작으로 이번이 ‘축구 대권’을 향한 세 번째 도전이었던 허 회장은 그 동안 한국 축구계의 대표적인 야권 인사로 분류됐다. 그러나 그는 이제는 서로 싸우기보다는 화합이 이뤄져야 할 때라며 자신 역시 필요하다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년 전에는 상실감이 컸지만 29일 선거가 끝나고 (떨어졌다는) 상실감보다는 그날 의외로 잠을 잘 잤다”고 말문을 연 허 회장은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들에 대해 “우리 한국축구가 이제는 반목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 중심에 내가 있었다면 사과를 하고 싶다. 나를 오랫동안 지지해 준 분들도 이제는 마음을 비워주셨으면 한다. 축구협회에 대한 막연한 반감, 응어리진 것들을 모두가 이제는 내려놨으면 한다”고 말했다.
허승표 회장은 제52대 축구협회장으로 당선된 정몽규 회장에 대해서도 믿음과 지지를 보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정 회장의 방문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 허 회장은 “이제는 정몽규 회장이 잘 하실거라 생각을 한다. 나 역시 정 회장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오랫동안 축구협회와 거리를 둔 사람으로서 이제는 모두 합쳐야 되고 축구 하나만 보고 나아갔으면 한다. 이번 선거에서 나를 지지해준 분들에게 이 점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허 회장은 “4년 전 선거 당시 이 자리(대회의실)를 빌려달라는 부탁을 했는데 그 때 거절당했었다”는 일화도 밝히면서 “그러나 이번에 정몽규 회장은 아주 흔쾌히 자리를 내주셨고 친절히 응대를 해주시는 모습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벌써 (축구계의 화합이) 시작됐다. 더 이상의 반목은 축구 발전을 위해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뒤에서 축구계의 화합을 위하는 길이라면 물신양면 힘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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