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레드냅 감독 부임 이후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에서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박지성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파이낸셜 타임스 기자이자 ESPN을 포함해 다수의 축구 전문지에 기고하고 있는 축구전문 션 스미스 기자는 31일(이하 한국시간) 스포츠 전문 ESPN 블로그를 통해 윤석영의 QPR 이적을 함께 묶어, “한국인 국가대표 수비수 윤석영의 입단으로 QPR의 ‘박지성 실험’이 끝을 향해 가고 있다”며 박지성이 QPR에서 처한 불안한 입지를 설명했다.
“이제 박지성은 자유의 몸”이라며 글을 시작한 스미스 기자는 “QPR 입단이 확정된 윤석영이 잉글랜드축구협회(FA)로부터 워크퍼밋을 받음에 따라 완벽한 마케팅 대체재를 가지게 됐다”며 아시아의 영웅으로서 실력 외에 부가된 마케팅적 역할을 점진적으로 윤석영이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지난 27일 MK돈스와 FA컵 32강전에서 홈관중들로부터 야유를 받는 등 기대와는 달리 인상깊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박지성이 QPR 입단 이후 무기력해졌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그는 “박지성은 분명 좋은 실력을 가졌고 모두가 신뢰할 만한 플레이어였지만 QPR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후로 뭔가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었다”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처럼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할 때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을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 제 아무리 불굴의 박지성이라 해도 커리어의 정점을 지났을 수 있다. 아직 31살에 불과하지만 나는 이 두 견해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며 박지성이 부진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맨유처럼 안정된 커리어를 즐겼던 박지성이 QPR 같은 클럽에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는 위로 아닌 위로의 말도 덧붙였다.
“QPR 이적은 박지성 스스로도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한 그는 “더욱이 지난 수년간 대격변을 겪으며 마치 목자를 찾아 헤매는 양과 같았던 QPR과 같은 클럽에서 잘 한다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만약 이런 환경에서 스스로 싸워 이겨냈다면 모든 힘이 그에게 모였을 테지만 박지성은 고질적인 무릎부상으로 신음해왔고 1군 무대에 복귀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특유의 화술과 용병술로 선수단을 장악해 가고 레드냅 감독의 이야기를 꺼내며 “레드냅은 기존 선수들과 함께 가려 하기보다는 새로운 얼굴들을 원하고 있으며 박(Park)이 아닌 다른 곳에서 홈(Home)을 찾고 싶어한다”고 은유적으로 설명, 레드냅의 구상 속에 박지성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주장했다.
끝으로 맨유에서 나온 선수들의 경우 (유통)기한을 확인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 예로 두 시즌 전 맨유에서 QPR로 임대됐던 페데리코 마체다를 든 그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폐기한 선수들이 다른 팀에 가서 잘 된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마체다 역시 딱 3달 만에 발목 부상으로 맨유에 복귀했다. 올드 트래퍼드를 떠난 선수는 스킬이나 경쟁력 모두 맨유에서 뛰긴 부족하다는 평과 함께 옷에 퍼거슨 감독에게 잉여자원 취급을 받았다는 낙인이 찍힌다. 그런 선수를 영입할 때는 기한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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