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아이돌 육상 양궁 선수권대회(이하 아육대)'가 최근 녹화에 불참한 모 아이돌그룹에 대해 '출연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MBC가 부랴부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하는 등 해프닝이 일었다.
'출연금지'는 향후 섭외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으로, 가요기획자들에게는 꽤 무서운 '채찍'으로 통하고 있는 조치다. 담당 PD, 나아가 예능국과 관계가 악화된다는 뜻이기 때문.
물론 이는 잠깐 사이가 멀어진다는 것에서부터 절대적인 출연금지까지 다양하게 해석 가능한데다 공식적인 문서가 있는 것도 아닌 상태. 모든 PD가 그런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일도 거의 없으며, 소문으로만 퍼지는 경우도 있다. ‘아육대’의 연출을 맡고 있는 조욱형 PD는 31일 오전 OSEN에 “우리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는다고 다른 예능 프로그램까지 출연을 정지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분명 존재하는 조치이긴 하다. 이유는 가지가지. 홍보할 땐 여러 부탁을 해놓고 정작 예능국이 '애타게' 원하는 섭외엔 거절했다거나, 가수나 매니저가 실수를 해서 예능국의 심기를 건드린 경우도 있다. 또 경쟁사 예능프로그램에서 '대박'을 터뜨리며 찰떡궁합을 과시하거나, 겹치기 출연 등으로 피해를 입히는 케이스도 PD와의 관계를 서먹하게 만든다.
종편이나 케이블 등 지상파가 '싫어하는' 곳에 지나치게 협조적이어도 딱지는 붙는다. '금지'라고 언급하진 않아도, 방송사와 가수 측이 갈등을 겪은 후 가수 측이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지 않아 그대로 섭외 배제가 되기도 한다.
이를 방송사의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 방송 섭외는 전적으로 PD의 재량이기 때문. 반드시 모든 컴백 가수를 출연시켜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방송사 입장에서는 가수가 시청률을 들썩이게 하는 톱스타가 아닌 이상 아쉬울 건 없다.
방송 홍보 파워가 예전같진 않다 하더라도 가요제작자들은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 방송사에서 집계되는 순위에는 방송횟수 점수도 포함되기 때문에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노래를 몇번 '트느냐'는 순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 순위는 가수의 몸값에도 직결되므로, 무시할 수 없는 성적.
이는 방송사가 해외 투어 콘서트를 기획하는데 중요한 '무기'가 되기도 한다. 협조하지 않으면 도움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많은 기획사가 울며 겨자먹기로 해외 투어 공연에 '싼값'으로 불려나갈 수밖에 없다. 한 가요관계자는 "방송 섭외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일이다보니, 당연히 '찍히는' 일이 생긴다. 꼭 '출연금지'라는 공식 문제가 아니더라도, 앨범활동을 진행하는 동안 특정 방송사에는 출입도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사람과의 일인만큼, 또 해결이 잘 되기도 하지만, 긴장을 늦출 순 없는 일이긴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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