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의 새 캡틴이 확정됐다. '진공청소기' 김남일(36)이다.
지난 시즌 19경기 연속 무패행진의 신화를 달성했던 인천 유나이티드가 지난 24일부터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인천은 31일 호남대와 첫 연습경기서 한교원의 2골에 힘입어 4-0의 완승을 거뒀다.
인천은 지난 시즌 짠물수비를 펼치며 돌풍을 일으켰다. 간발의 차로 상위리그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무패행진을 달리며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와중 지난 시즌 주장 완장을 찼던 정인환이 전북 현대로 둥지를 옮겼다. 지난 시즌 수비의 중추였고, 최강희호에 승선하면서 몸값이 급등했다. 인천은 그를 붙잡지 못했다.

결국 김남일이 올해 인천의 새 캡틴이 됐다. 김남일은 지난 시즌 인천의 척추에서 1차 저지선 임무를 훌륭히 수행했다. 설기현과 함께 남다른 리더십도 보였다. 인천은 그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사실 지난 시즌에도 본인이 고사를 해서 그렇지 주장 완장을 찰 뻔했던 김남일이다. 이번에도 주장 완장직을 완강히 거부했지만 김봉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남일은 이날 기자들과 인터뷰서 "많이 나서는 것 같아 (주장 완장을 차는 것이) 염려가 됐다. 지난해도 개인적으로 실수한 부분이 었었다"며 "주장을 마다했는데 윗분들이 중책을 줘 거절하지 못했다. 지난해보다 더 중요한 시즌이기 때문에 어려운 결심을 했다. 올해도 감독님만 믿고 따라가겠다"고 새 캡틴으로서 각오를 밝혔다.
인천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정인환을 비롯해 수비형 미드필더 정혁, 오른쪽 풀백 이규로 등 주전 3명이 전북으로 적을 옮겼다. 하지만 김남일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김남일은 "올해는 계획된 프로그램을 갖고 훈련을 하고 있다는 점이 지난해와 다른 점이다. 몇몇 선수들이 이탈했지만 큰 변화가 없다"며 "선수층이 두껍다. 특별히 두드러지는 선수는 없지만 실력들이 다 비슷하다. 어떤 포지션에 출혈이 있더라도 메울 수 있다는 점이 지난해 후반기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고 선수단에 굳은 신뢰를 보였다.
김남일은 이어 "인천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결정을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며 "항상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와 같이 좋은 몸상태로 마무리를 잘 했으면 좋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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