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日 女 유도 감독 사직서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2.01 06: 59

폭행 파문에 휩싸인 일본 여자 유도대표팀 소노다 류지(39) 감독이 사죄 기자회견을 갖고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소노다 감독은 31일 도쿄도 분쿄구 고도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이상 유도에 종사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사직서를 제출하고 감독직 사의를 표명했다. NHK가 생방송으로 기자회견을 중계했을 정도로 일본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킨 이번 폭력 사태에 대해 소노다 감독은 "내 행동, 언행에 의해 선수들과 협회 관계자들에 폐를 끼친것에 매우 깊은 유감을 느낀다"며 "정말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소노다 감독은 폭력행위에 대해 "거의 모두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절대 폭력이라는 관점에서 선수들에게 손을 올린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다만 선수들에게 한계를 극복해 달라는 의미에서 손을 댄 것과 경기 결과에 초조한 모습을 보인 점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며 "일방적인 신뢰관계였다는 점에서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노다 감독은 1993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60㎏급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지난 2008년 11월 일본 여자 유도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런던올림픽 이후 일본 여자 유도대표팀 소속 선수 15명이 감독에게 구타와 폭언을 당했다며 지난해 말께 일본올림픽위원회(JOC)에 진정서를 내면서 일본 유도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마이니치 신문은 "여자 유도대표팀 선수들의 부모조차 보도를 통해 폭행 사실을 알았을 정도다. 선수들은 '자세한 내용은 어머니에게조차 이야기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기를 꺼려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소노다 감독에게 지도를 받은 시드니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다니 료코 의원은 "열정이 지나쳐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라며 자신은 폭행이나 폭언을 들은 적이 없다고 전했다.
전일본유도연맹 회장이자 런던올림픽 선수단장이었던 우에무라 하루키(61) 회장 역시 소노다 감독의 편을 들었다. "본인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그의 사직서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JOC 역시 이번 일에 대해서는 "인사에 관여하는 것은 월권행위다. (전일본유도연맹에)해결능력이 있다고 본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일본 유도계는 물론 사회에도 충격을 안겨준 유도 여자대표팀 폭행 파문에 대해 정작 전일본유도연맹과 JOC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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