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표, "인천에서 마지막이라 생각, 19G 무패 깨고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2.01 06: 59

"인천에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또 준비해서 19경기 무패행진을 돌파하고 싶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 시즌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승리는 요원했고, 전임 허정무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설상가상 직원들의 임금 체불에 이어 대전의 서포터즈 그라운드 난입 사건으로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첫 무관중 경기를 치르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모두가 예상치 못한 기적을 일궜다. 무승의 팀이 무패의 팀으로 변모했다. 간발의 차로 상위리그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아픔을 딛고 일어서며 19경기 연속 무패행진(12승 7무)의 신화를 달성했다. 44경기 40실점. 16개 구단 가운데 최소실점을 기록했다. 인천의 시즌 최종 성적은 하위리그 최상단인 9위였다.

인천의 뒷문을 튼튼히 잠근 이가 있다. '미추홀 파이터' 이윤표(29)다. 37경기에 출전해 3골 1도움을 올렸다. 국가대표 중앙 수비수 정인환을 비롯해 좌우 측면 수비수 박태민-이규로와 함께 철벽 포백 라인을 형성했다.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만난 이윤표는 "지난해 인환이와 나만 수비를 한 것이 아니다. 태민이도 있었고, 규로도 있었다. 또 미드필드의 (김)남일이 형을 비롯해 앞선에서부터 수비를 해줬기 때문에 최소실점이 가능했다. 모두가 잘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되려 동료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지난 2008년 전남에서 프로무대에 데뷔한 이윤표는 대전과 서울을 거쳐 올 시즌 인천에서 3시즌째를 맞이한다. 이윤표는 "인천이라는 한 팀에서 3년 동안 있는다는 건 행복한 일이고 영광이다. 어떻게 보면 고참축에 속해 올해는 더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남다른 책임감을 나타냈다.
본인이 가진 장단점도 뚜렷하게 인식하고 있다. "볼의 흐름을 예측하는 것과 커팅 플레이가 좋다. 헤딩도 어느 정도는 좋지만 순발력과 키핑, 볼터치는 부족하다. 스피드는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다(웃음)"고 설명했다.
인천은 올 시즌 정인환을 비롯해 오른쪽 측면 수비수였던 이규로와 수비형 미드필더 정혁 등 주전 3명을 전북에 내줬다. 인천으로서는 고심 끝에 내린 선택이었지만 이윤표로서는 퍽이나 아쉬울 법도 했다. 지난 시즌 발을 맞춘 3명 중 2명이 팀을 떠났다.
하지만 이내 곧 희망을 발견했다. 아쉬움을 달래줄 새로운 동료가 생겼기 때문이다. 중앙 수비수 안재준과 좌우 측면 수비수를 소화할 수 있는 김창훈, 공격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루 뛰는 이석현을 영입하며 공백을 메웠다.
이윤표도 "인천에 와서 볼을 이렇게 차야 되는구나 눈을 떴다. 동료들이 너무 잘하니깐 그 레벨에 맞추려고 노력을 하다 보니 수비적으로 불안한 부분은 없다"면서 "발만 맞춘다면 지난 시즌만큼 좋은 수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동료들은 내가 경기장 안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굳은 신뢰를 드러냈다.
이윤표는 올 시즌이 끝난 뒤 군입대를 해야 한다. 어쩌면 올 시즌이 인천과 마지막 인연이 될 수도 있다. 이윤표는 "내년 초에는 무조건 군입대를 해야 한다. 올해가 축구 인생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뛴다. 축구를 아직 놓고 싶지는 않다. 기회가 된다면 계속하고 싶다"면서 "군대만 연기가 된다면 올해 안에 경찰청에 갈 수 있는 조건도 생긴 것 같다. (황)진성(포항, 29)이처럼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하면서 챌린저스리그(3부리그)에서 뛰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듬해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만큼 남다른 각오도 전했다. "올 시즌 피 튀기는 혈전이 있을 것이다. 1경기 1경기가 결승전이다. 지난해는 1팀이 2부리그로 내려갔지만 올해는 2팀 혹은 3팀이 내려가야 한다"면서 "군대를 가야하기 때문에 올해는 정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은 욕심이 있다. 인천에서 마지막이 아니지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또 준비해서 19경기 무패행진을 돌파하고 싶다. 상위리그로 올라가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간절한 바람을 나타냈다.
이윤표는 이어 "홈구장인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은 잔디는 물론이고 관중석도 정말 좋다. 많은 팬들이 찾아와 응원해 주신다면 올 시즌 대박을 터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애정어린 관심을 부탁했다.
한편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인천은 지난 24일부터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2차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다. 인천은 지난 31일 호남대와 첫 연습경기서 한교원의 2골에 힘입어 4-0의 완승을 거뒀다. 이윤표도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장해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인천은 오는 9일까지 목포에서 4차례 연습경기를 더 치른 뒤 12일 일본 기타큐수로 떠나 최종 담금질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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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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