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기투합' 김인완-정성훈, "개막전 전북 잡는다" 한목소리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2.01 09: 09

"개막전서 전북 잡자!".
4년 만에 다시 만난 김인완(42) 대전 시티즌 감독과 정성훈(35)이 의기투합했다. 부산과 전북, 전남을 거쳐 대전에서 다시 만난 이들은 재회의 기쁨 속에 "올해 새롭게 출범하는 K리그 클래식에서 강등 1순위로 꼽히는 대전의 반란을 지켜보라"며 단단한 각오를 전했다.
김 감독이나 정성훈 모두 올해 대전에 합류했다. 대전이 고향인 김 감독이나 대전에서 뛰었던 정성훈이나 각별한 기억이 있는 팀이다보니 잘해보자는 의욕이 하늘을 찌른다. 특히 부산 시절 경희대 후배인 정성훈을 전북으로 2대2 트레이드를 시켰던 기억이 있는 김 감독은 새 출발을 아끼던 후배와 함께하게 된 것이 더없이 든든하고 반갑기만 하다.

"(트레이드 시킬 때)사실 고민이 많았다. 정성훈은 부산에 꼭 필요한 선수였는데 워낙 수비가 없었다"며 "할 수 없이 전북과 트레이드를 추진했는데 그 쪽에서 정성훈을 원했다. 이요한 임상협을 받고 정성훈과 김승현을 내주면서 손해보는 장사라고 생각했다"는 김 감독의 고백에 정성훈은 "손해보는 장산데 왜 보내셨냐"며 웃었다.
"부산이 내 팀이라고 생각했는데 오전에 운동을 마치고 와서 트레이드 통보를 받았다. 오후에 바로 짐싸서 나왔다"는 정성훈은 "인사는 하고 가라고 하셨는데 그땐 그럴 마음이 안 들었다"고 섭섭했던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그 덕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도 나가봤으니 잘 된 것 아니냐"며 미안한 마음을 농담에 섞었다.
김 감독이 대전에 부임한다는 소식을 들은 정성훈은 "꼭 데려가달라고 애원했다. 아내 앞에서 세 가지 약속까지 했다"고 털어놓으며 웃었다. 술도 끊고 최고참인만큼 모범을 보이기로 한 것. 여기서 끝이 아니다. 두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라는 엄명까지 내렸다. 정성훈은 "약속이 참 많다"고 했고 김 감독은 "그래서 진짜 잘할 자신이 있냐고 묻지 않았냐"며 피식 웃었다.
사실 대전에서 정성훈을 데려오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전남과 계약기간이 남아 이적료도 있었고 연봉도 높았다. 다행히 이적료는 전남에서 도와줬고 연봉은 정성훈 스스로 깎아 문제는 없었지만 데려오기 위해서는 이 정도 약속은 '필수'였다는 것. "솔직히 정성훈이 기교로 축구하는 선수가 아니라 힘으로 하는 축구인데 술마시고 힘 빠지면 안된다"고 강조한 김 감독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듬직하고 고맙다. 빨리 몸만 만들어주면 된다"고 한 배에 타게 된 후배를 격려했다.
대전에서 함께 동고동락하게 된 두 사람의 올해 목표는 '생존'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그 목표에 앞서 첫 번째 단추를 잘 끼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그 말인즉슨, 전북과 개막전을 반드시 잡겠다는 뜻이다. 두 사람에게 있어서는 의미가 남다른 경기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김 감독에게는 감독 데뷔전이고, 정성훈에게는 또 다른 친정팀과 맞대결이다.
"올해 목표인 잔류를 위해서는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전북전을 벼르고 있다"는 정성훈의 말에 김 감독도 "나도 전북전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잘해서 이기면 상승세를 타는 것이고 이기지 못하더라도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다"며 "우승 후보를 처음부터 만나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김 감독은 개막전 상대가 전북이라는 부담에 대해 "프로라면 이런 부담은 이겨내야 한다. 못 이겨내면 이 자리에서 내려오면 되는 일"이라며 "대전에서 지도자로 좋은 시작을 보이고 싶고, 정성훈은 화려한 마무리를 원한다. 둘 다 새로운 터전인 대전에 자리를 잡아보자"고 파이팅을 외쳤다.
costball@osen.co.kr
 구마모토=공동취재단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