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혜, 왜 자꾸 사람들 의심 받을까?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2.01 09: 44

처음엔 가벼운 외도쯤으로 여겼다. 여성그룹 베이비복스 출신 배우 윤은혜(29)가 2006년 MBC 드라마 ‘궁’을 통해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대중은 반신반의했다. 언제까지 그가 연기를 지속할 것인가 의심 쯤 됐다. 데뷔작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잇따라 KBS 2TV ‘포도밭 그 사나이’에 출연하자 이제는 부족한 연기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2007년 MBC ‘커프프린스’를 통해 로맨틱코미디의 여왕에 올랐어도 어떻게든 배우로서의 가치를 폄하하려는 시선이 존재했다. 혹자는 2009년 KBS 2TV ‘아가씨를 부탁해’와 2011년 SBS ‘내게 거짓말을 해봐’ 등 주연을 맡은 작품이 연이어 아쉬운 시청률로 막을 내리자 ‘스타성으로 포장된 연기자’ 윤은혜의 거품이 빠졌다고도 했다.
가혹해도 너무 가혹했다. 이상하게도 대중의 윤은혜에 대한 시선은 냉정했다. 때문에 작은 말실수 하나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윤은혜 본인도 알고 있다. 그래도 원망하지 않는다. 일부 네티즌의 악성댓글과 언론의 날선 시선을 받아도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온몸으로 감수했다.

윤은혜는 지난 달 17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보고싶다’에서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한 후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수연 역을 맡았다. 정통멜로 드라마를 표방했고 소재가 소재인만큼 하루에도 수번씩 눈물을 흘리는 복잡한 감정연기를 했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연기력 논란도 없었다. 드라마가 끝나고 아프디 아팠던 수연에게서 빠져나온 윤은혜를 만났다.
드라마가 끝난 후 몸이 아팠어요. 장염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너무 아파서 노로바이러스인 줄 오해했죠. 아픈 것을 싫어해서 사실 아프다고 말을 안해요. 한의원에 갔더니 부종이 심하다고 하더라고요. 저혈압도 있고요. 아침에 일어나면 붓기가 심해요. 그래서 이유 없이 살이 찐다고 하더라고요. 요즘 많이 쪘거든요. 몸무게 보고 울 뻔 했어요.(웃음) 게을러서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 하지 않아요. 작품을 계속 하려면 체력이 좋아야 하잖아요. 이제 운동을 하려고요.
시청자들이 결말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 알아요. 성폭행이라는 소재는 피해자들이 상처 받지 않게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잖아요. 제가 연기하는 수연을 통해 아픔을 극복하는 모습이 전달되길 바랐어요. 수연이 상처를 받아 힘들게 살아왔는데 결말이 행복하지 않으면 속상할 것 같았어요. 저는 속으로 행복한 결말을 원했죠. 한정우를 연기한 박유천 씨는 행복하지 않은 결말을 원한 것 같은데 저는 아니었어요. 행복하게 끝나서 정말 다행이고 결말에 대한 불만은 없어요.
윤은혜의 재발견이라는 말 솔직히 감사하죠. 더 솔직하게 말을 하면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요. 사실 재발견이라는 말 자체가 저에 대해 기대치가 낮았다는 것을 의미하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속상하기도 해요. 재발견이라는 말은 냉정하게 생각하면 많은 분들이 제가 상처가 있는 수연이라는 캐릭터를 잘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 아닐까요.
욕 먹을 줄 알았어요. 초반에 아역배우들이 연기를 잘했잖아요. 게다가 전 연기를 할 때마다 질타를 받았기 때문에 불안했죠. 걱정이 많으니깐 사실 촬영장이 지옥 같았어요. 그런데 첫 방송 후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갑자기 마음이 편해졌어요. 솔직히 호평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었어요. 박유천 씨나 유승호 씨가 워낙 연기를 잘해서 부담감이 덜했어요. 그동안 제가 질타를 받은 것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관대하게 볼 수 있는 부분까지도 욕을 먹으면 속이 상했죠.
제 연기 점수는요. 전 저에게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아요. 늘 연기를 할 때마다 아쉽고 쉽지 않다는 것을 느껴요. 완벽하게 하고 싶죠. 그래도 제 연기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 있어요. 그래도 말 안할래요. 단점은 이야기 안 하는 거래요.(웃음)
로맨틱코미디만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솔직히 섭외가 들어오는 작품의 80%가 로맨틱코미디였어요. 로맨틱코미디가 선택의 폭이 넓었던 거죠. 그리고 제 나이대에 잘 할 수 있는 작품을 해보자는 생각도 있었고요. 억지로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진 않았어요.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변화된 연기와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죠.
박유천과 유승호에게 밥을 먹자고 했죠. 예전에 저에게 상대 배우가 밥을 먹자고 하면 ‘왜 밥을 먹자고 하지? 오해 받으려고 그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그러더라고요.(웃음) 물론 저도 성격이 적극적이진 못하거든요. 그래도 작품을 하려면 친해져야 하니깐 밥을 먹자고 했죠. 유천 씨와 승호 씨도 낯을 가리는 편이라서 처음엔 반응이 미지근했어요.(웃음) 용기 내서 다가갔는데 상처를 조금 받았어요.(웃음) 그래도 나중에는 친해지니깐 두 사람 모두 배려심이 많아서 많은 의지가 됐죠.
연하는 남자로 안 느껴져요. 유승호 씨는 저보다 9살 연하잖아요. 처음에는 걱정을 했죠. 어떻게 연인 연기를 해야 할까 고민됐죠. 그런데 둘이서 대화를 많이 했고, 그러다보니 친해졌어요. 승호 씨가 굉장히 어른스러워요. 그래서 나이차이가 많이 안 느껴져요. 군대를 빨리 가고 싶다는 승호 씨의 마음이 이해가 돼요. 빨리 군대를 다녀와서 새로운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일 거예요.
사극은 나중에 하고 싶어요. 시간이 지나면 사극연기를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은 사극에 출연하면 답답한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한 연기를 할 것 같아요. 준비를 많이 해서 사극에 출연하고 싶어요.
패셔니스타라고요?(웃음) 물론 패션에 관심이 많아요. 그렇다고 비싼 옷을 입지는 않아요. 그때그때 유행을 공부하고 패션잡지나 책을 많이 사요. 패션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아요. 눈으로 배우는 것을 좋아해요.
완벽주의자예요. 생각이 많은 완벽주의자죠. 많이 달라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내려놓는다고 하죠? 사실 인터뷰를 하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해요. 의도치 않게 제가 했던 말이 논란이 될 때도 있어 상처가 돼요.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잖아요. 인터뷰를 할 때 마음이 무거울 때가 있어요.
노는 것도 잘 못해요. 연애요? 차라리 안하고 말죠.(웃음) 사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아요. 밖에서 잘 노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지난 해에 한번 놀아보자고 마음을 먹고 클럽에 갔어요. 그런데 재미가 없더라고요. 사실 아무리 편한 사이라고 해도 남자와 밖에서 단 둘이 만나지 못해요. 누가 오해를 하겠냐고 마음을 먹고 나가도 마음이 불편하죠. 내가 혹시나 가십거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죠. 오해를 받기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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