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 불청객, 부상 주의보 발령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2.01 15: 53

해외 전지훈련은 시즌을 준비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흔히들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무대가 전지훈련이라고 말 하는데, 실제로 전지훈련 성과에 따라 그 구단의 성적이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전력의 윤곽과 계획, 그리고 한 시즌동안 팀의 방향성까지 결정되는 시간이 전지훈련이다. 정작 정규시즌은 전지훈련에서 짜 놓은 틀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마련. 전지훈련에서 1년 틀을 잡아놓는 것에서 감독의 역량이 드러난다.
현재 9개 구단은 전원 해외 전지훈련에 한창이다.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각 구단은 보통 1차 전지훈련을 실시하는데 비활동기간에 굳은 선수들의 몸을 실전에 맞게 풀어주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그렇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적은 따뜻한 곳에 캠프를 꾸리기 마련. 삼성은 괌, SK는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롯데와 LG 사이판, 두산은 일본 미야자키, KIA와 넥센, 그리고 NC는 미국 애리조나, 한화는 일본 오키나와에 각각 캠프를 차리고 전력 담금질에 한창이다.

하지만 올해도 전지훈련의 단골 불청객인 부상은 어김없이 각 캠프를 긴장시키고 있다. 시즌 개막을 불과 2개월 앞두고 부상을 당하게 되면 비시즌 동안 준비해 온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기 마련. 때문에 팀과 선수 모두 1차 전지훈련에서는 '부상 방지'를 첫 번째 목표로 내세운다.
롯데는 벌써 두 명이나 중간에 한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지난해 8승을 거두면서 화려하게 부활에 성공한 우완 이용훈(36)은 지난달 25일 사이판에서 러닝훈련을 실시하다 발목 부상을 당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어야 했다. 또한 외국인투수 우완 스캇 리치몬드는 팀에 합류한지 닷새 만인 2일 부상 때문에 귀국이 결정됐다. 첫 훈련에서 왼쪽 무릎에 가벼운 부상을 입었고, 사이판에서는 정밀검진이 힘들기 때문에 롯데는 리치몬드를 일단 한국으로 보내고 일본 가고시마 캠프부터 합류 시킨다는 계획이다.
두산은 차세대 에이스 우완 이용찬(24)의 부상이 뼈아프다. 핵심 불펜요원인 홍상삼(23)이 발목 골절상으로 아예 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던 가운데 이용찬은 최근 오른쪽 팔꿈치에 통증을 호소, 결국 중도귀국이 결정됐다. 게다가 이용찬은 WBC 대표팀 멤버로 이름을 올렸던 터라 선수 본인의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용찬은 정밀검진을 받을 예정이며, WBC 대표로는 송승준이 대신 이름을 올리게 됐다.
경우는 다르지만 SK는 6명의 핵심 선수가 무더기로 중도 귀국했다. 지난달 3일 미국 애너하임으로 먼저 떠나 훈련을 소화하고 있던 엄정욱(32), 채병용(31), 박정배(33), 박희수(30), 송은범(29), 김광현(25)이 그 대상자다. 모두 SK 투수진의 핵심 전력이다. 이들은 체성분 테스트 기준에 미달됐고, 이만수(55) 감독은 주전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모두 귀국 조치시켰다.
전지훈련이 진행되면서 각 팀의 트레이너들은 더욱 바빠지고 있다. 한 구단 트레이너는 "훈련이 하루하루 진행되면 아픈 선수가 한 명씩 계속 등장한다. 그래서 트레이너들은 하루에 3시간씩 자면서 일한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 만큼 각 구단은 부상선수 방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을 결정지을 전지훈련, 부상이라는 불청객을 얼마나 피할 수 있는가에 따라 시즌 성적도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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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중도 귀국하게 된 이용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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