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마초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 분)은 살아 있었다. 뭐든 어려울 게 없다는 식의 시크한 태도로 악당들을 터뜨리고 부수는 이 뉴욕 경찰은 다섯 번째 시리즈에서 그를 꼭 닮은 아들 존 맥클레인 주니어(제이 코트니 분)와 함께 여전히 녹슬지 않은 액션을 선보였다. 그 누구에게나 막말(?)을 할 수 있는 유머러스한 태도도 그대로다.
1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공개된 ‘다이하드:굿 데이 투 다이’(감독 존 무어 각본 스킵 우즈)는 시리즈 사상 최초로 러시아를 배경으로 화려한 규모의 액션과 스토리를 그려냈다. 1편에서는 LA, 2편에서는 워싱턴 DC, 3편에서는 뉴욕, 4편에서는 미국 전역을 배경으로 했던 것과는 다른 이례적인 선택. 기획적인 면에서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스케일과 액션의 스펙터클함을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고, 내용면에서는 모스크바에서 정치적인 사건에 연루된 아들 잭 맥클레인을 구하기 위한 존 맥클레인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결과는 액션 영화로서 좋은 편이다. 일단 특유의 스펙터클한 액션이 살아있다. 천억의 제작비가 수긍되는 스케일이 크고 종류가 다양한 액션 신이 등장한다. 초반 진행되는 자동차 추격 장면은 특별히 화려하다. 82일간 12개 도로에서 촬영된 결과물이라니 그럴 만하다. 그 밖에도 MI24, 26 두 대의 공격형 헬리콥터와 두 맥클레인의 정면 대결, 고층건물에서 유리 천장을 뚫고 물로 떨어지는 추락 신 등 전편들을 능가하는 액션 신들은 ‘다이 하드’ 시리즈를 기다린 팬들을 위해 보란 듯이 준비한 비장의 무기다. 액션만 보러 가도 될 정도.

맨몸 액션의 대가 맥클레인 형사답게 브루스 윌리스는 영화 내내 총과 뛰어난 운전 실력으로 적을 물리친다. 적의 헬리콥터에 공격을 당해 건물에서 추락하면서도 대담하게 손가락 욕을 할 수 있는 유머러스함이 긴장감 넘치는 액션에 경직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할배에 구식이라며 놀림을 받아도 “자식놈 위해 뭘 못하겠어”라며 맥클레인 식의 피와 땀에 전 부성애를 보이는 그의 모습이 익숙하면서도 색다르다. 그러나 아무리 환갑에 가까운 아버지 맥클레인이라도 액션을 선보이며 혹시나 숨에 차 헉헉대는 모습을 볼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영화 내내 그는 아들 역의 제이 코트니 못지않은 액션을 소화해 낸다.
계획과 작전을 중시하는 신세대 CIA요원 아들 잭 맥클레인과 직관과 경험으로 뛰어난 사건 해결력을 보이는 뉴욕 경찰 존 맥클레인의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영화를 보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마초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에게 욕을 퍼부어가며 적들을 물리치는 모습은 눈물을 흘리게 하지는 않아도 관객들의 가슴 한구석을 따뜻하게 하는 유머러스함이 있다.
한편 '다이하드다이하드:굿 데이 투 다이'는 영화 ‘맥스 페인’과 ‘에너미 라인스’를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의 연출력을 인정받은 존 무어 감독이 연출을 ‘엑스맨 탄생: 울버린’, ‘A-특공대’의 스킵 우즈가 각본을 맡았다. 오는 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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