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행운의 사나이’가 될 것인가.
롯데 자이언츠 우완 선발 투수 송승준(33)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에 대체선수로 합류했다. 류중일(삼성) WBC 대표팀 감독은 지난 1일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두산 우완 투수 이용찬을 대신할 선수로 롯데 송승준을 요청, 롯데 구단과 김시진 감독의 허락을 받고 선발했다.
롯데 새사령탑으로 부임해 올 시즌 호성적을 내야 하는 김시진 감독은 류 감독의 요청에 완곡하게 거절의사를 보였으나 송승준 자신이 합류를 원해 보내주기로 결정했다. 송승준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은 것에 대한 보답과 함께 개인적으로는 FA(자유계약선수)를 1년 단축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어 흔쾌히 대표팀 합류를 받아들인 것이다.

송승준은 고교졸업 후 곧바로 미국무대로 진출했다가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을 통해 국내무대로 복귀한 후 현재까지 6시즌을 소화했다. 하지만 복귀 첫 해였던 2007년 1군 등록일수가 조금(6일) 모자란 탓에 한 시즌으로 인정받지 못해 FA(9시즌) 자격을 얻으려면 올 시즌을 포함해 3시즌을 채워야 한다.
그러나 이번 WBC에서 대표팀이 4강 이상의 성적을 내게 되면 규정에 따라 선수 소집일부터 귀국일까지 FA 등록일수를 산정하여 보상하기로 돼 있다. 따라서 4강에 들면 송승준으로선 등록일수를 채우게 되고 한 시즌을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3년 후가 아닌 2년 후 FA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대체선수로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 후 송승준은 김시진 감독과 구단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송승준은 1일 훈련 후 배재후 단장과 김시진 감독에게 “허락해줘서 감사합니다. 준비를 잘해 대표팀 뿐만아니라 올 시즌 팀성적도 잘 나오도록 무조건 잘하겠다”며 각오를 보였다.
송승준은 대표팀과 기분 좋은 인연이 깊다. 2009년 베이징 올림픽때도 대체선수로 합류해 금메달과 함께 병역혜택을 누린 바 있다. 당시 김경문(NC) 감독은 원래 손민한(당시 롯데)을 선발할 예정있으나 송승준으로 대체했다. 손민한 대신 병역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송승준에게 기회를 주자는 의도로 선발한 것이다.
송승준은 중국전과 쿠바전에 등판, 호성적으로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두 경기서 12⅓이닝 동안 3실점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19로 호투했다.
이번에도 대체선수로 기회를 얻은 송승준은 2008년 올림픽 때처럼 호투를 펼쳐 다시 한 번 ‘행운의 사나이’임을 보여줄 태세이다.
한편 이번 대표팀에는 송승준처럼 SK 3루수 최정도 4강 이상의 성적으로 FA 자격기준 단축을 목표로 열심히 해야 한다. 최정은 데뷔 해인 2005년 150일 중 94일만 채워 시즌 인정을 못 받았다. 그런데 최정은 한국팀이 준우승을 차지한 2009년 제2회 WBC 출전으로 40일을 보상받았다. 따라서 최정이 FA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올 시즌을 포함해 16일을 더 채워야 한다. 송승준과 최정은 2월 10일 대표팀 전지훈련부터 합류, 4강이상의 성적을 내게 되면 40일 정도를 보상받을 수 있다.
대회 참가 목적이 뚜렷한 송승준과 최정이 WBC에서 혼신의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한국 대표팀의 호성적도 기대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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