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의 지옥훈련, 확 달라진 한화 주루 예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2.02 06: 23

"그렇지, 잘했어". 
한화 이종범(43) 주루코치의 힘찬 목소리가 훈련장에 쩌렁쩌렁 울려퍼진다. 한국야구 사상 최고 슈퍼스타 중 하나로 한 시대를 풍미한 이종범 주루코치는 정든 타이거즈를 떠나 한화에서 지도자로 첫 발을 떼고 있다. 김응룡 감독은 "요즘 야구는 스피드없이 안 된다. 이종범 코치가 잘 가르쳐줄 것"이라며 한화의 주루를 책임져줄 것을 부탁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이종범 코치는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선수들을 조련하고 있다. 선수들의 비명이 가장 많이 들리는 곳도 바로 이 코치가 있는 곳. 전담 분야인 주루와 외야 수비 뿐만 아니라 하체 단련에도 누구보다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건 역시 주루 플레이다. 당대 최고의 대도로 차원이 다른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펼친 이 코치는 "주루는 습관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어도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며 어느 선수든 주루 플레이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도루 개수를 늘리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모션으로 상대를 괴롭히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1루 베이스에서 주로 펼쳐지는 이 코치의 주루학개론은 바로 이 심리 싸움에서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찰나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눈썰미도 강조하고 있다. 이 코치는 견제 모션을 취하며 슬라이딩 기술법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열 손가락을 활용, 홀짝 게임으로 선수들의 순간 움직임과 눈썰미에 판단력를 키우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이 코치는 "주루는 기본적으로 집중력이 중요하다. 지난해 한화가 주루사와 견제사가 많았는데 그런 부분을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작년 한화는 견제사가 16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았고, 주루사는 50개로 두 번째로 적었지만 유독 결정적인 순간 허무하게 아웃되는 장면이 많았다. 이는 경기흐름에 찬물을 끼얹고 맥을 빠지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결국 집중력 싸움이라는 것이다. 
한화에는 추승우·전현태·하주석·양성우·신석기 등 발 빠른 선수들이 다수 있다. 그러나 아직 확실하게 주전이라 할 만한 선수도 없다. 때문에 김응룡 감독은 "도루가 안 되면 쳐서 넘기는 홈런으로라도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코치도 "우리는 주루 플레이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홈런 아니면 득점을 내기 어렵다. 하지만 베이스에 나가면 상대에게 언제든 뛸 수 있다는 프레셔를 주는 것만으로도 투수와 타자의 싸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하며 단순히 도루가 아닌 보이지 않는 부분을 강조했다. 
여기에 선수들이 실수를 할 때마다 벌칙으로 실시하는 복배근 운동뿐만 아니라 야구공 7개를 5m 거리에서 오리걸음으로 가져다놓는 이색 훈련으로 선수들의 하체 단련에도 신경쓰고 있다. 강한 하체는 타격과 수비 뿐만 아닌 주루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코치는 "과거 이대호는 오리걸음을 하다 무릎을 다쳤다. 그 정도로 무리하는 것은 아니다"며 "5m 정도에서 오리걸음을 하면 부상없이 하체를 강하게 할 수 있다. 야구에서는 하체가 가장 중요하다"며 선수들의 비명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성공할 때까지 독려한다. 차차 올라오는 통증에 한동안 다리를 제대로 못 펴는 선수들은 "지옥훈련이 따로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 코치는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우리 선수들에게 전수하고 싶다. 선수들이 잘 습득해서 팀에 되움이 되도록 연습하겠다"고 약속했다. 선수들도 "이종범 코치님은 불과 얼마 전까지 현역으로 뛰셨기 때문에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안다. 훈련은 힘들지만 재미있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이겨낼 수 있다"고 고마워한다. 이종범 코치의 맹조련 속에 한화의 발이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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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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