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박스’ 다저스, 승리도 살 수 있다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2.02 06: 26

메이저리그(MLB) 전체가 LA 다저스의 공세를 숨죽이며 지켜보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어마어마한 달러로 무장한 다저스가 승리까지 살 수 있을까.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하는 문제다.
구겐하임 그룹 최고 경영자 출신인 마크 월터, LA 레이커스의 전설적인 농구 스타인 매직 존슨 등이 중심이 된 구겐하임 베이스볼 그룹은 지난해 4월 21억5000만 달러(2조3540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LA 다저스를 사들였다. 이들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다저스의 명예를 되살리겠다고 공언했고 지금까지는 그 대명제에 충실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단 인수 후 이들이 보여준 움직임은 파격적이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가 물씬 풍겨 나온다. 다저스는 지난해 7월과 8월에 걸쳐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마이애미로부터는 핸리 라미레스를 데려왔고 보스턴과의 블록버스터급 트레이드에서는 아드리안 곤잘레스, 조시 베켓, 칼 크로포드 등을 쓸어 담았다. 이들은 한결같이 많은 연봉을 받아 기존 팀들에서 부담이 됐던 선수들이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주저함이 없었다.

겨울 시장에서는 더 적극적이었다. FA 시장 투수 최대어였던 잭 그레인키에 6년간 1억4700만 달러(1600억 원)를 안겨주며 다저스 유니폼을 입혔다. “선수 가치 이상의 지출”이라는 의문부호가 따라다녔지만 다저스는 과감한 지출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뒤를 받칠 선발투수를 영입했다. 류현진에게도 포스팅 금액을 포함해 6년간 약 6173만 달러(675억 원)의 돈을 썼다. 역시 MLB에서 검증되지 않은 선수임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많은 지출이었다.
이로써 다저스의 2013년 연봉 규모는 단연 리그 최다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5인 로스터를 기준으로 한 다저스의 연봉 추정치는 2억1300만 달러(2332억 원)다. 부동의 1위였던 뉴욕 양키스(2억1000만 달러)를 2위로 밀어내는 일대 사건이다. 2012년 개막전 연봉이 약 9500만 달러였음을 고려하면 무려 123.87%나 뛴 수치다. 100%는 고사하고 전년 개막전 대비 팀 연봉이 30% 이상 뛸 것으로 보이는 팀도 토론토, 워싱턴, 신시내티 세 팀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다저스의 행보는 든든한 실탄이 뒷받침되고 있기에 가능하다. 다저스는 최근 타임워너 케이블과 새로운 중계권료 협상을 맺으면서 향후 25년간 최대 80억 달러(8조7200억 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낙 거대 상권을 배후에 두고 있는 다저스이기에 전체 매출액은 천문학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체 채널의 성패가 팀 성적과 스타 선수들의 보유 유무에 달려있음을 생각하면 지속적인 투자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많은 돈을 쓴다고 해서 바로 우승에 이를 것이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지난해 팀 연봉 상위 15개 팀의 평균 승수는 81.4승이었다. 반대로 하위 15개 팀의 평균 승수는 80.6승이었다.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25인 로스터 연봉은 1억1700만 달러였는데 그보다 더 많은 연봉을 책정하며 시작한 팀은 7개 팀이나 있었다.
뉴욕 양키스의 사례에서도 ‘돈=성적’이라는 공식이 완벽하게 들어맞지 않음을 살펴볼 수 있다. 양키스는 지난 10년간 사치세 기준이었던 1억8900만 달러의 팀 연봉을 모두 넘겼다. 그러나 월드시리즈 우승은 2009년 단 한 번에 불과했다. 다저스도 지난해 라이벌 샌프란시스코에 지구 우승을 넘겨줬다. 몇몇 악재가 있었지만 전반적인 경기력에서 샌프란시스코보다는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다저스의 이름값은 지구에서 가장 돋보이지만 샌프란시스코의 탄탄한 조직력과 큰 경기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많은 금액을 쏟아부은 만큼 선수단 전체에 성적이라는 압박이 드리울 수도 있다. 과연 모든 것을 다 살 수 있을 기세인 다저스의 달러가 승리까지 살 수 있을까. 2013년 MLB 최고의 화두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skullboy@osen.co.kr
LA 다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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