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범, "파틸로의 이기심, 내 잘못도 있어"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2.02 08: 02

"항상 학생만의 잘못만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이상범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이 후안 파틸로(25, KGC)의 이기적인 플레이에 대해 자신의 잘못도 있다고 말했다.
파틸로는 화려한 개인기로 KGC 팬들을 즐겁게 해준다. 과감한 골밑 돌파와 화끈한 덩크슛은 팬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하지만 파틸로의 플레이를 보고 있는 이상범 감독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파틸로가 자신보다 득점 가능성이 높은 선수에게 연결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이상범 감독은 최근 경기서 파틸로의 출전 시간을 줄이고 다른 외국인 선수 키브웨 트림의 출전 시간을 늘렸다.

그런 상황에서 파틸로는 지난달 27일 열린 올스타전에서 특유의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그러자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다시피 한 파틸로를 과연 이상범 감독이 어떻게 생각할지에 관심이 모이는 것은 당연했다.
많은 이들의 기대와 달리 이상범 감독은 파틸로의 올스타전 활약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올스타전에서는 수비수들이 강하게 잡지 않는다. 파틸로 입장에서는 수비가 약하니 시원하게 덩크슛을 시도할 수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파틸로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에 대한 견해는 조금 달라졌다. 파틸로의 이기적인 플레이가 선수 본인의 잘못만이 아니라 지도자인 자신의 잘못이기도 하다는 것이었다.
이 감독은 "파틸로의 잘못도 있지만, 내 잘못도 있다. 관리하는 사람이 잘해서 원하는대로 만들었어야 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래서 '파틸로가 이게 안 좋고, 저게 나쁘다"고 할 수가 없다"며 "학교에서 학생이 잘못되면 그건 학생의 잘못만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학교도 잘못해서 그렇게 되는 것이다"고 지도자로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파틸로의 출전 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단지 파틸로가 어떤 변화를 보여줄 것인지 기다린다는 것이 이상범 감독의 입장이다.
이 감독은 "트림이 뛰고 나서 성적이 더 좋아졌다. 일단 팀에 융화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팀을 위해 희생하고 자신보다 더 좋은 기회가 있는 선수에게 주는 모습이 좋다"며 "파틸로도 자꾸 맞춰가려고 하는데 나쁘지는 않다. 고치려고 하고 있는 만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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