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2)의 노리치 시티전 과제는 '자기증명'이 될 듯하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폭풍영입'을 마친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가 2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리 레드냅 감독이 남은 시즌을 보낼 25명의 스쿼드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스쿼드에는 클럽 레코드(1250파운드, 약 215억 원)를 기록하며 이적해 온 크리스토퍼 삼바를 중심으로 마감 직전에 영입한 저메인 제나스를 비롯, 겨울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윤석영, 탈 벤 하임, 로익 레미가 모두 포함됐다.
특히 주목할 이는 토튼햄에서 레드냅 감독과 함께 했던 중앙 미드필더 제나스다. 레드냅 감독은 제나스 영입에 대해 "나는 그와 토튼햄에서 함께 했다. 제나스는 좋은 선수이고,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로 뛸 수 있다"며 "빠르고 강한데다 운동 능력도 뛰어나다.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문제는 박지성과 제나스의 포지션이 겹친다는 점이다. QPR에서 대부분의 경기를 '센트럴 박'으로 출전한 박지성은 새로 합류한 제나스와 포지션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마주쳤다. 전 맨유맨으로서 썩 반가운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부상 복귀 후 레드냅 감독 하에서 점점 출전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여기에 새 선수들의 영입이라는 요소가 더해져 박지성에게는 여러 가지 의미로 시험의 나날이 시작됐다.
물론 새 선수들의 영입이 나쁘다고만은 볼 수 없다. 맨유 시절처럼 기량 높은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박지성의 노련함이 더욱 빛을 발할 수도 있다. 아델 타랍이나 제이미 맥키 같은 선수들에게 공을 보내주는 것과 로익 레미에게 공을 보내주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2일 밤 열리는 노리치 시티와 25라운드 경기는 그런 의미에서 QPR에도, 박지성에게도 중요한 일전이다. 폭풍영입의 효과를 당장이라도 확인하고 싶은 QPR과, 풍족해진 스쿼드 속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하는 박지성의 목적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특유의 노련함으로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던 선수들을 효율적으로 묶어나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상대 노리치 시티가 FA컵에서 아마추어팀인 5부리그 루튼 타운에 패해 사기가 꺾인 상태라는 점도 QPR과 박지성에게는 호재일 수 있다. 과연 박지성이 노리치 시티전서 자기증명에 성공하고 새로운 스쿼드 속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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