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이용찬(24, 두산) 대신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하는 송승준(33, 롯데)은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생애 두 번째 태극마크.
송승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 신화에 공헌하기도 했다. 그는 쿠바-중국전에 출격해 12⅓이닝 3실점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19의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대표팀의 9전 전승 금메달에 기여한 바 있다. 또한 롯데에서 데뷔 전 미국 마이너리그를 거치며 해외 타자들과도 자주 맞붙은 경험을 갖춘 투수가 바로 송승준이다.
사이판 1차 전훈에 참가 중인 송승준은 2일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꼭 가고 싶었는데 바람대로 됐다. 얼떨떨하다"고 운을 뗀 뒤 "5년 전 베이징 올림픽 때도 그랬지만 조국을 대표해 참가하는 만큼 어떠한 역할을 맡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모두 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현재 컨디션은 좋은 편. 80개의 불펜 피칭을 소화할 만큼 예년보다 훨씬 빠른 페이스를 보였다. 그는 "김시진 감독님, 정민태 투수 코치님과 상의해 일부러 페이스를 빨리 끌어 올렸다. 시즌 초반부터 잘 하기 위해 작년보다 몸을 빨리 만들어 더 많이 던졌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시즌을 앞두고 대표팀에 참가하는 게 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게 사실. 하지만 송승준은 "나는 오히려 더 좋다. 항상 그렇듯이 생각하기 나름이다. 사람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며 "나는 신경쓰지 않는다. 이용찬 대신 가게 됐는데 내가 이용찬보다 실력이 뛰어난 건 아니지만 공백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개의치 않았다.
해외파 출신 송승준은 4년 전 2회 WBC 대표팀 승선을 간절히 바랐었다. "마이너리그 시절 함께 뛰었던 동료들과 다시 만나고 싶다. 옛동료들에게 내가 한국에서 이 만큼 잘 하고 싶다는 걸 보여줄 뿐만 아니라 다시 맞붙고 싶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래서 일까. 이용찬 대신 류중일호에 승선하게 됐지만 감회가 새롭다.
"사실 미국에서 메이저리그 무대 한 번 밟지 못하는 등 한이 많이 맺혀 있었다. 이번에 반드시 4강에 진출해 미국 대표팀과 꼭 한 번 맞붙고 싶다. 당시 함께 뛰었던 동료들은 지금 천문학적인 액수를 받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비고 있다". 맷 케인, 팀 린스컴, 브라이언 윌슨(이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빌리 버틀러, 알렉스 고든(이상 캔자스시티 로열스), 케빈 유킬리스(뉴욕 양키스) 등이 송승준과 함께 뛰었던 선수들이다.
"김시진 감독님으로부터 대표팀 승선 소식을 접했을때 기쁨보다 아쉬움을 풀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컸다"는 송승준은 "아쉬움을 풀기 위해서는 4강에 진출해야 하는데 느낌이 좋다. 베이징 올림픽 때 다들 동메달 획득도 힘들 것이라 전망했지만 비록 내가 한 게 없더라도 느낌은 좋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된 건 아니지만 벤치에서 응원을 하든 어떤 상황에 마운드에 오르더라도 느낌이 좋다. 그래서 기분이 좋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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