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하나외환이 '천적' 춘천 우리은행을 3연패에 몰아넣으며 2연패에서 탈출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하나외환은 2일 부천실내체육관서 열린 KDB금융그룹 2012-2013시즌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과 경기서 66-64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시즌 10승(18패) 고지에 오른 5위 하나외환은 4위 KB스타즈를 3경기 차로 추격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을 이어갔다.
당초 상대전적 4승 1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던 우리은행의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정반대의 기류가 흘렀다. 홈팀 하나외환이 타이트한 수비로 '천적' 우리은행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틀어막았고 '에이스' 김정은(25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이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만끽했다.

반면 시즌 첫 연패에 빠졌던 우리은행은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던 하나외환에 덜미를 잡히며 3연패의 늪에 빠졌다. 매직넘버도 '5'에서 멈춰섰다.
초반 팽팽했던 흐름을 깬 건 하나외환이었다. 김정은이 바스켓 카운트를 성공시킨 데 이어 3점슛과 미들 슛을 연이어 꽂아넣으며 17-9의 리드를 안겼다.
우리은행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티나 탐슨이 3점포를 깨끗하게 적중시키며 추격에 시동을 걸었고, 임영희도 3점포를 터뜨리며 금세 15-17로 뒤쫓았다. 하지만 하나외환의 박하나가 3점포로 맞불을 놓으며 20-15로 앞선 채 1쿼터를 마감했다.
2쿼터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우리은행이 장군을 부르면 우리은행이 멍군을 부르는 격이었다. 쿼터 중반 우리은행이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김은경과 티나의 연이은 외곽포를 앞세워 26-26으로 균형을 이뤘다.
32-30으로 리드하며 3쿼터를 맞은 하나외환은 나키아 샌포드와 박하나의 연속 득점으로 기세를 올렸다. 더욱이 전반에 골밑에서 활약했던 우리은행의 센터 양지희가 파울 트러블에 걸리며 하나외환은 점수를 벌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힘을 내며 거센 추격전을 벌였다. 내외곽을 넘나든 임영희를 앞세워 39-40으로 턱밑까지 뒤쫓았다. 설상가상 하나외환은 8점 10리바운드로 골밑을 든든히 지켰던 허윤자가 5반칙 퇴장으로 물러났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하나외환이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 '해결사' 김정은의 연속 득점으로 52-45로 달아나더니 박하나의 외곽포까지 터지며 57-48로 앞선 채 마지막 쿼터를 맞았다.
우리은행은 4쿼터 9분을 남기고 주포 임영희가 5반칙으로 코트를 물러난 데 이어 김정은에게 3점포까지 허용하며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하나외환의 '에이스' 김정은의 슛은 어김없이 불을 뿜었다. 수비에서도 몸을 날리며 솔선수범했다.
경기 막판 우리은행의 저력이 빛났다. 종료 1분 30초를 남기고 티나가 3점포를 터뜨리며 62-64로 뒤쫓았다. 샌포드가 1분을 남기고 골밑슛을 성공시키며 도망가자 우리은행도 박혜진의 자유투 2구로 추격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끝내 하나외환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박하나의 슛과 강지우의 자유투 2구가 모두 림을 외면했지만 우리은행의 마지막 슛도 림을 맞고 나오며 승리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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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 W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