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성' 조재걸이 흘린 기쁨의 눈물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3.02.02 21: 48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챔피언스 첫 우승을 거머쥔 나진 소드 정글러 '와치' 조재걸(21)의 e스포츠 인생은 대기만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조재걸의 데뷔는 화려했다. 아마추어 유일의 대회인 엘리트 스쿨리그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온게임넷 스파키즈서 2008년 상반기 지명을 통해 스타크래프트 선수로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했다.
2008년 11월 25일 데뷔전에서 당대 최강의 선수인 김택용을 꺾고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렸지만 백업 멤버에 머물러야 했다. 친구인 이경민과 김학수 등 동료 프로토스들에게 밀리면서 주전 자리를 좀처럼 잡지 못했고, 결국 스파키즈가 CJ 엔투스에 흡수되면서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를 관뒀다.

그러나 그에게 다시 한 번 프로게이머의 기회가 찾아왔다. 스타 게이머 은퇴 이후 고향인 부산에서 학업에 전념했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LOL을 접한 것. 짧은 시간안에 실력을 올리는데 성공한 조재걸은 나진 e엠파이어 LOL 2팀인 소드에 입단하게 됐다.
LOL게이머 변신 이후 그의 활약은 눈부셨다. 스타크래프트의 프로토스 '타짜'에서 LOL 정글러 '와치'로 변신한 그는 안정적인 플레이와 빠르면서도 날카로운 라인 급습을 장기로 최고의 정글러로 선정됐다.
그의 진가는 2일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결승전서 더욱 빛을 발했다. 상단 지역을 맡은 '막눈' 윤하운과 찰떡호흡을 과시하며 프로스트의 전력의 핵인 '샤이' 박상면과 이현우 조합을 무력화 시켰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고생하신 어머니께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한 그는 "처음 팀에 들어왔을 때는 실력이 좋지 못했다. 그런데 스타 때도 마찬가지였다. 방송 경기의 부담 때문이었는데 LOL은 내가 못해도 팀원들의 도움으로 이길 수 있었고, 팀원들이 나를 믿어줘서 이길 수 있는 선수가 됐다. LOL은 단체전이라 이기면 기쁨이 5배는 되는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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