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에 대한 FC 안양의 분노가 상상 이상이다. 그만큼 두 팀의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일 안양은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창단식을 가졌다. 2004년 2월 2일 LG 치타스가 안양을 떠나 서울로의 연고이전을 발표한지 정확히 9년이 되는 날이었다. 오랫동안 기다린 만큼 안양 시민들의 참여도는 매우 높았다. 이날 창단식에는 안양 시민 7000여명이 체육관을 가득 메우고 2시간여의 창단식 내내 환호를 내질렀다.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본의 아니게 자신들에게서 축구를 빼앗아가다시피 한 LG 치타스(현 FC 서울)를 향한 분노는 상상 이상이었다. 이러한 생각은 팀의 수뇌부부터 지도자, 팬들까지 모두가 갖고 있었다.

안양의 구단주를 맡은 최대호 안양시장은 "9년 전 우리에게 아픔을 주고 안양을 떠난 LG 치타스가 생각이 난다. FC 서울을 홈으로 불러 통쾌하게 승리하는 그날 안양종합운동장에 울려 퍼질 승리의 함성을 62만 안양 시민들과 함께 듣고 보고 싶다"며 무엇보다도 서울전 승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팬들의 환호성은 이우형 감독의 창단 인사에서 더욱 커졌다. "FC 서울의 이우형 감독입니다"라고 해 체육관을 가득 메운 관중을 당황케 한 이 감독은 "팬들을 위한 퍼포먼스였다. 팬들의 서울에 대한 서운함과 배신감이 생각보다 큰 것 같다. FA컵에서 상대할 가능성이 있는데 꼭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안양 구단이 7000여명의 시민들에게 나누어준 경품 응모권에는 치타의 그림이 있었다. 치타의 그림이 절단선에 있어 시민들은 경품을 응모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치타의 몸을 반으로 갈랐다. 이에 대해 안양의 한 관계자는 "안양과 예전의 LG 치타스와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구단의 반서울 감정 만큼 팬들의 감정도 최악에 가까웠다. 이날 창단식에 참석했던 일부 팬들은 창단식 직후 서울 구단에서 보낸 축하 화환을 체육관 밖으로 꺼내와 산산조각을 냈다. 그럼에도 분이 덜 풀린 몇몇 팬들은 화환에서 서울 구단의 명칭이 적힌 천을 불로 태우며 반서울 감정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분명 안양과 서울이 대결한다면 지난해 K리그 우승팀 서울의 완승이 점쳐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구단 수뇌부와 지도자, 팬들 모두가 매우 큰 승리 의지를 불태우는 만큼 상상밖의 결과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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