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24)이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시즌 첫 도움을 기록한 가운데 지동원(22)과 아우크스부르크는 2% 아쉬움을 남겼다.
지구특공대는 3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독일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끝난 2012-20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와 원정 경기서 어김없이 선발 출장해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지난달 21일 뒤셀도르프전서 시즌 3호골을 기록했던 구자철은 이날도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며 올 시즌 첫 도움을 올렸다. 구자철은 0-1로 끌려가던 전반 25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잡아 지체없이 절묘한 패스를 연결했고, 문전으로 침투하던 얀 모라벡이 볼프스부르크의 골망을 흔들며 1-1로 원점을 만들었다.

구자철의 움직임이 유독 빛났다. 공격진이 모두 부진하는 사이 홀로 고군 분투했다. 지동원을 비롯한 동료 선수들에게 수 차례 위협적인 패스를 연결하며 에이스다운 존재감을 뽐냈다.
독일 무대 입성 후 3경기 연속 선발 출장을 이어간 지동원도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전방으로 볼을 운반하는 한편 수비 시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상대의 공격을 저지했다. 지난 3경기를 돌이켜봤을 때 슈팅 능력, 강인한 몸싸움 등은 분명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하지만 2% 아쉬운 점도 남겼다. 공격 전개 과정에서 다소 길고 투박한 드리블로 공격권을 내줬고, 반박자 늦은 패스로 원활한 공격을 이끌지 못했다. 또 지난 2경기서 아우크스부르크 선수 중 가장 많은 거리를 뛰었던 탓인지 후반 들어 급격히 눈에 띄지 않아 고립된 모습을 보였다.
새 팀에 아직 '적응중'이고 선덜랜드에서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며 체력에 문제가 있다고는 하나 지동원으로서는 분명 되짚어 볼 만한 경기력이었다.
'선배' 구자철의 플레이를 보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상대 위험 지역에서는 때론 과감한 플레이가 필요하지만 동료를 이용해 찬스를 만드는 모습과 반 박자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아우크스부르크도 아쉬움이 남는 볼프스부르크전이었다. 후반기 지동원의 합류 이후 구자철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눈에 띄게 경기력이 좋아진 것은 분명하나 이날도 개선해야 할 점은 명확히 드러났다.
먼저 좌우 측면의 부정확한 크로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 특히 오른쪽 풀백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로니 필립에게 지난 경기에 이어 많은 크로스 기회가 주어졌지만 필립의 발을 떠난 공은 매번 상대 수비수에게 걸리거나 짧게 혹은 길게 올라와 동료 공격수에게까지 연결되지 못했다.
전술적인 변화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마르쿠스 바인지를 아우크스부르크 감독은 이날도 최전방에 샤샤 묄더스를 세웠다. 팀 최다골을 기록하고 있는 묄더스(6골)를 빼기에는 부담감이 적잖았겠지만 묄더스가 이날 상대했던 중앙 수비수는 모두 장신이였다.
알렉산더 마드룽은 194cm, 93kg, 선제골을 넣은 나우두도 195cm의 장신 수비수로 187cm의 묄더스가 홀로 상대하기에는 버거운 감이 있었다. 후반 37분 묄더스 대신 토어스텐 외를을 뒤늦게 투입했지만 늦은 감이 있었다. 공간 침투에 능한 빠른 공격수를 좀 더 이른 시기에 투입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한편 아우크스부르크는 전반 23분 수비수 나우두에게 헤딩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2분 뒤 구자철의 도움을 받은 모라벡이 만회골을 터뜨리며 1-1로 비겨 승점 1점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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