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추격전, 다소 허무해도 용서되는 이유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2.03 10: 02

처음부터 진지한 영웅놀이를 하겠다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기에 다소 허무한 결말도 매력적이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지난 2일, 2주간의 뱀파이어 헌터 특집을 마무리했다. 그간의 ‘무한도전’ 추격전과 마찬가지로 치열한 심리전이 시청자들의 심장을 뒤흔들었다.
뱀파이어 정형돈이 유재석, 길, 정준하, 노홍철 등을 차례대로 포섭하면서 누가 아군인 뱀파이어 헌터이고 적군인 뱀파이어인지 모르는 박명수와 하하는 혼란에 빠졌다.

그동안 추격전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하하는 뱀파이어가 공격하지 못하는 마늘목걸이를 매단 채 혹시나 뱀파이어일지도 모르는 박명수를 버리는 과감한 행동을 했다. 결국 박명수는 뱀파이어 유재석에게 목을 물리며 뱀파이어로 전락했다.
이때부터 하하는 인류를 구원하겠다는 말을 반복하며 추격전의 몰입도를 높였다. 뱀파이어로서 끝까지 살아남은 유재석, 노홍철도 쉬지 않고 뛰어다니면서 추격전의 긴장감을 높였다.
그런데 영생의 관을 차지하기 위한 뱀파이어와 이를 막기 위한 헌터들의 마지막 5분의 대결은 2주 동안 숨막히게 펼쳐진 심리전과는 그림이 달랐다. 하하가 여러모로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영생의 관에 몸을 구겨 넣는 기지를 발휘하며 뱀파이어 노홍철의 영생을 막는데 성공했고, 뱀파이어 헌터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 과정에서 노홍철과 하하는 서로 관을 차지하겠다고 아등바등했다. 물론 관은 1인용이었기에 뱀파이어 노홍철은 영생을 얻는데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뱀파이어 헌터 하하의 어설픈 전략이 성공한 것.
물론 ‘무한도전’이 이번 뱀파이어 헌터 특집에서 깔아놓은 밑밥에 비해 다소 허무했던 것은 분명했다. 앞서 심각한 표정으로 인류를 구원해야 한다고 영웅놀이에 심취했던 모습과는 달리 우스꽝스러운 마무리였다.
하지만 제 아무리 잘 만든 추격전일지언정 웃음을 주기 위해 시작한 특집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뱀파이어 헌터 특집의 싱거운 마무리가 아쉽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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