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를린'(류승완 감독)과 '7번방의 선물'(이환경 감독)이 극장가에서 폭풍 쌍끌이 중이다. 한국영화 두 편이 극장가를 휘어잡는 고무적인 현상이 2013년 초부터 돋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에는 '대세'라 불리는 배우들의 열연이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베를린'은 지난 2일 전국 63만 7046명을 동원, 누적관객수 168만 7684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2위인 '7번방의 선물'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같은 기간 전국 56만 8253명을 모아 누적관객수 367만 8263명을 나타냈다.
두 영화의 관객수를 합하면 120만여명이 넘는다. 하루 동안 두 영화가 이런 흥행 기록을 나타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역대 1 2월은 성수기권에 속하지 않지만 두 한국영화가 각자 다른 장르와 개성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 '베를린' 같은 경우는 역대 흥행 1, 2위작인 '괴물', '도둑들'과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7번방의 선물' 역시 만만치 않다. 지난 달 23일 개봉 이후 괴력의 흥행세로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광해, 왕이 된 남자'보다 빠른 10일만에 300만 돌파로, 천만 사이즈와 비견되는 흥행세란 시각이다. 두 영화의 스코어는 비수기로 분류되는 1, 2월 겨울 시장 전체 박스오피스를 늘리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각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하정우와 류승룡은 충무로 '대세'들로 불리는 배우들로 여실히 이름값을 하고 있다. 두 영화는 첩보물과 휴먼드라마라는 각기 다른 개성과 장르를 자랑하지만, 대세 연기파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는 공통점이 있고, 확실히 두 배우의 열연이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배우의 캐릭터와 영화의 설정-분위기로 각각 '아이엠 류'('아이엠 샘'의 패러디), '하 아이덴티티'(본 아이덴티티의 패러디)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그 만큼 할리우드의 재미와 감동 못지 않는 한국영화라는 의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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