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민 말고 누가 있나".
한화 4년차 우완 투수 안승민(22)이 2013년을 풀타임 마무리 중책을 맡는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김응룡 감독은 최근 마무리투수 보직에 대해 "안승민 말고 누가 있나"며 "송진우 투수코치와 의논을 해봐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안승민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안승민을 마무리로 낙점한 셈이다.
송진우 투수코치도 "감독님 생각과 다르지 않다. 현재로서는 안승민이 마무리를 맡아줘야 한다. 마무리 같은 보직은 미리 정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안승민은 지난해 마무리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오승환(삼성) 만큼은 아닐지라도 충분히 마무리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투수다. 배짱이 두둑한 투수인 만큼 잘 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승민은 "아직 감독·코치님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전해들은 건 없다. 확실히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세이브 몇 개를 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팀 상황에 따라 어느 보직이든 준비하는 게 선수의 자세"라며 크게 앞서가지 않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본인도 어느 정도는 마음의 준비를 한 모습이다.
안승민은 지난해 62경기에서 3승7패16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 4.75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선발로 난타를 당하며 불펜으로 내려갔지만 구원투수로 다시 일어섰다. 특히 후반기 24경기에서 14세이브를 올리며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시즌 중 갑작스럽게 보직이 바뀐 것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지난해 안승민은 블론세이브가 3개 있었을 뿐 세이브 성공률은 84.2%로 준수했다. 특히 동점 및 역전 주자가 나가있는 상황에서 따낸 터프세이브가 3개였고, 1점차에서 올라와 막은 세이브도 6개였다. 무려 41명의 승계주자를 넘겨받았지만 실점으로 이어진 건 11명. 승계주자 실점율이 26.8%로 주자가 있을 때도 흔들리지 않는 두둑한 배짱을 자랑했다.
지난해 마무리로 활약을 인정받은 안승민은 올해 연봉 1억600만원에 계약하며 데뷔 4년 만에 억대 연봉자로 위상이 확 달라졌다. 하지만 안승민은 "억대 연봉을 받는다고 해서 크게 달라졌다고 느끼는 건 없다. 그보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공을 꾸준히 던지는 게 중요하다. 기록적인 것보다는 내가 원하는 공을 던진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지난 2008년 31세이브를 거둔 브래드 토마스 이후 20세이브 이상 거둔 마무리투수가 없었다. 지난 4년간 풀타임으로 뒷문을 지킬 수 있는 마무리의 부재로 경기 후반 어려운 경기를 반복했다. 마운드 보직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아 시즌 중간에 이리저리 끼워맞추는 혼선도 잦았다. 안승민이 풀타임 마무리로 자리 잡는다면 이 같은 고민도 해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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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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