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터' 정영삼이 돌아오자 전자랜드가 달라졌어요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2.04 07: 03

슈터가 돌아오자 전자랜드가 달라졌다.
'스윙맨' 정영삼(29)이 전자랜드로 돌아왔다. 정영삼은 지난 3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와 5라운드 경기서 군 전역 후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 1일 상무에서 제대해 전역증에 잉크가 채 마르지 않은 상태였다. 더욱이 지난해 11월 허리에 부상을 입은 뒤로 재활에 매진해 왔기에 이렇게 빨리 경기력이 올라오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물 만난 고기처럼 코트를 누볐다. 100% 몸상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눈에 띄는 이는 단연 정영삼이었다. 1쿼터서만 100%의 야투성공률을 자랑하며 9점을 넣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특유의 드리블 돌파 후 뱅크슛을 꽂아넣더니 3점슛 등 총 4개의 야투를 던져 모두 림에 적중시키는 놀라운 슛감각을 뽐냈다.
그런 그가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코트에 쓰러졌다. 속공 과정에서 골밑을 돌파하다 전태풍과 부딪혔다. 비명 소리와 함께 코트에 떨어졌을 정도로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툴툴 털어내고 코트를 빠져나갔다.
부상으로 나가기 전까지 총 26분 43초를 뛰며 리온 윌리엄스를 제외하고 양팀 통틀어 최다인 14점을 기록했다. 3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도 곁들였다. 활약은 비단 수치상으로만 나타나지 않았다. 루즈볼을 향해 몸을 던지는 허슬플레이를 마다하지 않으며 팀 사기를 북돋았다.
전자랜드로서는 더없이 반가운 존재다. 그간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었던 전자랜드다. 시즌 초반 선두권을 달리며 줄곧 3위 이내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4라운드들어 3승 6패의 부진에 빠졌다. 2위 울산 모비스 추격은 난망해보였고, 4위 KGC 인삼공사에 3위 자리를 내줄 위기에 몰렸다.
리카르도 포웰과 문태종에게 공격이 집중되며 단조로운 패턴을 보였고, 체력 저하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정영삼의 가세로 득점 루트가 다양해졌고, 선수단 운용에도 숨통이 트였다. 코트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은 덤이다.
유도훈 감독을 비롯해 에이스 문태종도 정영삼의 복귀에 두 팔 벌려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유 감독은 "영삼이의 가세로 문태종이 득점과 체력에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영삼이가 초반에 태종이는 마지막에 해결사 역할을 해주면 될 것 같다"고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태종도 "정영삼이 복귀전서 팀 분위기를 바꿔준 것에 대해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내가 1년차 때 정영삼이 큰 역할을 해줬다"고 향후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부활의 신호탄은 쏘았다. 전자랜드가 정영삼이라는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오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doly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